[초점] 정규직 '쿠팡맨' 주5일제 근무, 성공할까?
[초점] 정규직 '쿠팡맨' 주5일제 근무,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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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은 '쿠팡맨'을 상시 채용하고 있다. 내년까지 1만5000명 채용을 목표로 설정했다. (사진=쿠팡 채용 공식 블로그)

택배·배송 업계 '첫 시도'…우정사업본부, 2014년 시행했다가 실패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쿠팡이 로켓배송 전담 직원인 쿠팡맨의 근무일수를 주5일로 변경한다. 2년 이상 근무한 정규직에 한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정규직 쿠팡맨의 주5일제 근무를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구체적인 시행일자는 내부 검토 중이다.

헨리 로우(Henry Low) 쿠팡 수석 부사장은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쿠팡맨 패밀리데이'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로우 부사장은 "쿠팡맨들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고 싶다"며 "빠르면 오는 9월부터 재직기간 2년 이상의 쿠팡맨은 동일한 급여에 주5일 근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택배·배송 업계에서 주5일제 근무를 하는 것은 쿠팡맨이 유일하다. 연봉제인 쿠팡과 달리 민간 택배사의 경우 배송건수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주5일제를 시행할 경우 택배기사들의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칙이 많다.

우정사업본부 역시 지난 2014년 7월 우체국택배의 토요일 배송 휴무를 시행했지만 14개월 만에 원상복귀 시켰다. 우체국택배만이 토요일 배송을 중단하면서 고객 민원이 증가하고 서비스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쿠팡맨의 주5일제 근무에 대해 업계는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급여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 지난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범석 쿠팡 대표의 모습. (사진=김태희 기자)

하지만 일각에서는 쿠팡맨들의 주5일제 근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처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초 쿠팡은 계약직과 정규직 쿠팡맨의 같은 처우를 보장했기 때문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를 통해 "쿠팡맨의 경우 급여와 근무환경, 복지 부분에서 정규직과 계약직의 차이가 전혀 없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 하겠다"고 약속했다.

업계는 쿠팡이 주5일제 근무를 정규직에만 제한하는 것에 대해 쿠팡맨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긴급처방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맨은 20~30대 취업준비생들로부터 연봉 4000만원~4500만원(세전)의 각광받는 일자리로 떠올랐다. 하지만 고된 업무와 정규직 전환의 어려움 등이 이슈화 되면서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

현직 쿠팡맨 A씨는 "동료들 중 쿠팡맨을 그만둔 친구들이 많은 편이지만 이들은 이직이나 개인 적성 차이 등 그 사유가 제각각이다"며 "주5일제 근무의 경우 2년 동안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이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다만 "2년 동안 정규직 전환이 안되면 자동으로 계약 해지되기 때문에 주5일제 근무라는 것이 먼 일처럼 느껴진다"면서 "정규직 전환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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