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자카드 갑질에 '유구무언' 카드사
[기자수첩] 비자카드 갑질에 '유구무언'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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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국제결제망을 갖춘 세계 1위 비자(VISA)카드의 '갑질'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비자카드가 일방적으로 국내 카드사에 수수료 인상 방침을 통보한 것이다.

특히, 이번 수수료 인상 대상국에는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3개국 중에 한국만 유일하게 포함됐다. 통보 방식 역시 인터넷 정산 사이트를 통해 공지됐다는 점도 갑질 논란을 키웠다.

비자카드는 총 6개 항목의 수수료 인상을 결정했다. 우선 카드사가 부담하는 해외 분담금과 각종 데이터 프로세싱 수수료, 해외 매입 수수료 등에서 많게는 기존보다 2배 가량 인상할 방침이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가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내는 수수료도 기존 1.0%에서 1.1%로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카드 측에 항의서안을 보낸다는 방침이다. 한국시장에 대한 차별적 정책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카드사 및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비자카드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비자카드가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인상한 배경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의 비자카드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반면 비자를 대체할 국제 지급결제 브랜드는 전무한 실정이다. 반면 가까운 중국의 경우 유니온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비자카드 결제가 이뤄지고 있으며, 일본은 자체 국제 지급결제 브랜드 JCB를 보유하고 있다.

비자카드와의 경쟁관계가 형성돼 있어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때문에 국내 전문가들은 비자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자체 국제 지급결제 브랜드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데 반해 실익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민간부문이 나설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

결국 국내 카드사들로서는 비자카드의 갑질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셈이다. 발급 중단 등 국내 카드사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는 방안 역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반복되는 비자카드의 갑질에 휘둘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민간 부문에서 힘들다면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밖으로는 한국금융의 해외진출을 외치면서 안으로는 글로벌 금융사의 '을' 노릇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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