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올 들어 ABS만 1조원대 발행…배경은?
대한항공, 올 들어 ABS만 1조원대 발행…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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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해의 '2배' 육박…연내 회사채 줄줄이 만기

[서울파이낸스 장필경기자] 대한항공이 잇따라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BS는 장부상 아직 인식되지 않은 장래 수익(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는 항공운임 채권(비행기 티켓 판매로 유입되는 매출) 등을 기초자산으로 ABS를 발행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들어 4월과 6월에 각각 2400억원과 1000억원어치의 ABS를 발행했다. 또 다음달에 7000억원 규모의 추가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7월까지 4개월간 ABS 발행 규모는 1조원대로 지난해 연간 발행액 57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일반 회사채(공모·사모)와 외화표시채권도 52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어 조달자금 규모는 1조5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ABS 발행을 확대하기 위해 기초자산 범위를 국내 운임채권에서 미국·일본·싱가포르 등 해외 여객 운임채권으로 넓히고 있다. 실제로 이달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ABS는 홍콩과 싱가포르 지역 대리점에서 판매한 여객 운임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ABS는 미래의 수익원을 당겨쓴다는 점에서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발행 과정도 복잡하지 않아 자금이 필요한 기업의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대규모 ABS 발행은 그만큼 자금조달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실제 대한항공은 최근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강등되면서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예전만큼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외화표시채, ABS 규모는 총 7600억원대로 파악되고 있으며, 올해 3월 말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금융권 단기차입금만 8000억원 수준이었다. 아울러 항공사 실적악화와 함께 자율협약에 돌입한 한진해운도 유동성 확보에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한진해운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지분 2620억원과 영구채 1100억원을 포함해 총 5000억원 규모"라며 "장·단거리 노선 경쟁 심화, 항공화물 업황 부진으로 올 하반기 영업 상황도 대한항공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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