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사우디, 유럽 원유 수출 가격 인하…배경과 파장은?
[초점] 사우디, 유럽 원유 수출 가격 인하…배경과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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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이란 경쟁 가열…"유럽기업 피해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사우디 아라비아가 유럽으로 보내는 원유 수출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이란의 불참으로 지난주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총회에서 석유수출국간 생산량 한도 합의에 실패한 이후 나온 조치로, 양국간 원유 시장 점유율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가 고객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북서부 유럽에 수출하는 경질원유 가격을 배럴당 35센트로 내리는 한편 지중해산 원유 7월 인도분 가격도 10센트까지 깎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극동(아시아) 지역은 석유 수출가격을 배럴당 35센트씩 올렸다. 이란산 원유가 아직 금지된 미국으로 보내는 석유 가격도 배럴당 10센트 인상했다.

OPEC이 지난 주 총회에서 생산량 한도를 설정하는 데 실패하면서 이란과 경쟁 과열로 사우디가 이번 조치를 내놓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원유 생산량 한도 부재는 OPEC 내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우디와 이란의 생산에 백지수표를 부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유했다.

신문은 사우디의 유럽수출 가격 인하는 원유시장에서 이란과 경쟁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이번 조치로 양국간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은 지난 1월 경제 제재 해제를 계기로 2월부터 유럽으로 원유수출을 재개했다. 이란은 제재 이전 수준으로 수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란이 유럽연합(EU)으로 보내는 원유 수출량은 일평균 40만배럴에 달한다. 여기에 이란은 앞으로 수 개월 안에 유럽으로 보내는 원유수출을 일평균 70만배럴로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사우디가 지난해 유럽으로 수출한 원유는 일평균 80만배럴이다.

한편 중동의 오랜 앙숙 이란과 사우디의 경쟁과열로 일부 유럽의 원유생산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유가가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영국과 노르웨이 등 일부 북유럽 원유 생산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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