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美 '고용쇼크', 6월 금리인상 물 건너 가나?
[초점] 美 '고용쇼크', 6월 금리인상 물 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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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일자리 3만8천개 증가 '6년來 최저'…美 국채금리 급락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빗나가면서 조기 금리인상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조기 금리인상론을 놓고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는 '고용쇼크'가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용쇼크'로 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실망했다"거나 "우울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충격적"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제동향 판단 능력에 대해 근본적인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고,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인상 신중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증가량이 3만8000개를 기록했고 지난 4월 새 일자리도 당초 발표됐던 16만개에서 12만3000개로 하향 조정됐다고 발표했다. 3월 새 일자리도 20만8000개에서 18만6000개로 수정됐다. 5월 새 일자리 증가량은 2010년 9월 이후 약 6년 만의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전문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예상했던 15만8000개를 크게 빗나갔다. 월가가 전망한 5월 실업률은 5%였다. 미국의 새 일자리 증가량은 지난해 월평균 22만9000개를 기록하면서 미국이 9년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0.5%로 올리는 주요 근거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위원들이 잇달아 조기 인상 가능성을 피력한 데다 최근 미국 소비 관련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6~7월 금리 인상설이 부각됐지만, 이번 고용지표 발표로 불확실성은 다시 높아졌다.

시장은 충격적인 고용지표에 즉각 반응했다. 실업률이 4.7%로 떨어졌지만 새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6월 금리 인상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월 수치가 발표된 직후 6bp(1bp=0.01%포인트) 떨어진 1.75%를, 미국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8bp 급락한 0.815%를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6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20.6%였지만 5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직후 5.6%로 하락했다. 7월 인상 확률도 전날 48.6%에서 35.3%로 낮아졌다.

예상보다 부진한 월간 고용동향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잠재울 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연구원은 이날 투자보고서에서 "지난달 고용지표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없애버렸다"고 주장했다.

도쿄미쓰비시UFJ은행 미국지사의 크리스 러프키 연구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도 결국 세계적인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이날 고용동향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었다"며 최근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펴 온 연준의 분석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27일 하버드대 간담회에서 미국 경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다"며 "그런(경제 개선) 상황이 계속되고 고용시장의 호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수개월 안에 그런 움직임(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하지만 최근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주로 언급했던 연준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다시 신중론이 흘러 나오고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이 (금리인상 필요에 대한) 더 강한 확신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경제)활동이 되살아났는지에 대해 확신을 하려면 다른 자료(경제지표)들이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시점으로 6월이 어렵다면 7월이나 9월에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30달러 부근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다시 50달러 선에 접근하고 있고 미국 달러화 가치도 올들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데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고용 숫자가 여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없앤 건 아니다"면서 "연준이 7월까지 금리 인상 여부를 조율할 명분을 줬고, 다음 고용지표 등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이제 시장은 오는 6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옐런 의장의 연설을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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