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알맹이 빠진 펀드혁신방안
[기자수첩] 알맹이 빠진 펀드혁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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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가 '국민재산증식'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걸고 펀드혁신방안을 내놨다. 죽어가는 공모펀드 시장에 금융당국이 직접 매스를 댄 만큼 혁신적 펀드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소 파격적인 정책들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이 중 단연 눈길을 끄는 부분은 '파생상품'과 관련된 파생상품의 위험평가 산정산식 개선 항목이다. 금융위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국내 위험평가 산정방식으로 인해 혁신적 펀드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한다. 현행 명목계약금액 산출방식의 평가방식을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에 일조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혁신적 펀드상품들이 이번 정책의 주 대상인 국민들의 자산 증식에도 실제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일전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인 유가증권이나 상장지수들을 활용한 펀드상품만 하더라도 '불완전판매'가 일어나기 일쑤였는데 보다 복잡한 구조의 펀드가 나올 경우 투자자들이 상품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냐는 우려에서다.

불완전판매란 상품의 판매담당자가 고객에게 상품의 투자위험성이나 기본 내용을 불충분하게 설명하는 행위다. 금융소비자들의 상품 이해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시비를 가리기 힘든 문제이면서, 소비자 보호와 맞물려 있어 금융투자업계의 최대 난제이기도 하다.

모 자산운용사 투자전략팀장은 커버드콜(Covered call) 펀드, 손실제한형 펀드, 절대수익추구형 펀드 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교과서에서 봤을 뿐 운용해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 현장 판매자들이 이 상품을 제대로 설명할 지 의문"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에게조차 낯선 펀드상품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올 경우 시장 혼란은 불보듯 뻔하다.

또 한편으론 펀드상품의 종류가 늘어난다고 해서 과연 투자자들의 실제 선택 폭이 얼마나 늘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수준을 맞추는 등 규제 완화가 답이 아니다"라며 "제대로 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금융 선진화 정책이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물론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혁신을 위한 다양한 시도는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파생상품 위험평가 산정방식 개선도 충분한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국민자산증식'을 목표로 내건 이번 방안이 실제 금융소비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단언하기 어려워 보인다.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혹시모를 불완전판매 이슈에 대한 선제적 대응방안 마련 역시 그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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