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SK측 견해차 '공전'
채권단-SK측 견해차 '공전'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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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외국인 시민단체 눈치 전전긍긍


SK글로벌 회생방안을 놓고 채권단과 SK그룹이 상호 의견 차를 보이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SK측은 SK(주)가 보유한 SK글로벌의 매출채권 1조 5천억원 중 1조원 출자 전환과 SK생명 증권 등 SK계열사 지분 매각 등의 자구안을 비공식적으로 채권단에 제시했다. 아울러 SK그룹은 채권단에 약 4조4천억원의 출자전환을 요구했다. 이는 채권단이 밝힌 3조원보다 무려 1조 4천억원이나 높은 수치여서 채권단이 이를 수용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채권단 측은 SK(주)의 출자전환규모를 최소 1조 4천억원으로 제시하는 등 시각차를 보였으며, SK그룹이 요구한 채권단의 출자전환규모에도 회의적인 태도다. 따라서 채권단은 SK측이 제시한 자구안이 미흡하다며 경영정상화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라고 요구한 상태. 현재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한 SK측은 꿀먹은 벙어리 행세를 하며 버티고 있다.

일단 우세한 쪽은 채권단. 채권단은 SK글로벌이 그룹 지주회사인 점을 감안, 이를 무기로 SK그룹 측에 보다 더 강도높은 자구안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반면,SK측은 외국인주주인 소버린, 노조, 시민단체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등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SK측의 자구안중 최태원 회장이 담보로 내놓은 워커힐호텔 등 SK계열사 주식을 처분하되 SK그룹을 지배하는 데 필요한 SK C&C 지분매각은 일단 보류했다. 대신 SK글로벌이 갖고 있는 SK텔레콤, SK C&C, SK생명, SK증권 등 계열사 지분과 보유 부동산을 매각(약 1조원 예상)하는 방안은 수용했다. 채권단은 SK글로벌이 갖고 있는 계열사 주식은 모두 처분하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SK텔레콤 주식은 SK텔레콤이 자사주 형태로 사가고 나머지 생명, 증권, 해운은 제3자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따라서 3개사는 주인이 바뀔 전망이다. 채권단은 최 회장이 내놓은 워커힐호텔 지분 40%를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이 갖고 있는 워커힐호텔 주식은 320만5천주로 주당 4만490원으로 계산할 경우 매각가치가 1천29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단은 SK그룹이 제시한 SK글로벌 경영정상화 방안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보고 수정을 요구했다.

SK글로벌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SK그룹이 출자전환 규모를 채권단이 주장한 2조∼2조2000억원이 아닌 1조원으로 제시함에 따라 수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SK(주)에 국내 매출채권 1조4천억∼1조5천억원은 출자전환하고 해외매출채권 6∼7천억원은 탕감할 것을 요구했으나 SK㈜는 자금난을 이유로 출자전환 4천억원, 부채탕감 6천억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SK측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1조원 이상 출자전환으로 SK(주)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채권단이 자구안 수정을 워낙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SK글로벌의 경영정상화는 험로를 예고케 한다. 특히 SK그룹은 채권단의 압박이외에도 외국인 주주인 소버린과 SK(주) 노조의 반발까지 감안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3일 SK(주) 본사에는 SK(주)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상경, 농성을 하며 SK글로벌을 지원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 SK(주)의 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 역시 국제투자은행인 라자드사를 투자자문사로 선정하고 그룹경영에 참여할 뜻을 분명히 했다. 소버린은 주주의 권익에 반하는 SK글로벌 지원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시민단체 등도 만일 SK그룹의 지원이 이뤄질 경우 고발 등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며 반발하고 있어 SK그룹이 자구안 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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