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IBK기업銀 성과연봉제 도입 과정 현장 조사
더민주, IBK기업銀 성과연봉제 도입 과정 현장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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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성과연봉제 진상조사단이 30일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15층에서 사측 관련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정초원 기자)

권선주 행장 "강압 사례 몰랐다…성과연봉제 확대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더불어민주당이 KDB산업은행에 이어 IBK기업은행을 방문해 성과연봉제 강압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더민주 진상조사단은 30일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경영진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관련 불법 및 인권유린 및 근로기준법 위반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진상조사단장인 한정애 더민주 의원을 비롯해 김기준 의원, 이학영 의원, 이용득 의원, 홍익표 의원, 정재호 의원이 참석했다.

진상조사단은 비공개 형식으로 피해자 증언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을 비롯한 사측 관련자를 조사했다.

우선 나기수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 23일 선배였던 경영진이 후배들에게 성과연봉제 개별 동의서를 강요했고, 수많은 직원들이 모멸감을 느꼈다는 제보를 했다"며 "국회의 권한으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금융위와 청와대, IBK기업은행 경영진에 대해 철저히 심판해달라"고 촉구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사측 관련자 조사에 앞서 한정애 의원(진상조사단장)은 "금융공공기관 중에서도 IBK기업은행이 급작스럽고 나쁜 방식으로 개인들에게 동의서를 탈취하다시피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성과연봉제의 효용을 떠나, 조직원들을 찢어놓으면서까지 좋은 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선주 행장은 행원부터 내부 승진한 은행장으로 기대감이 컸던 사람"이라며 "낙하산으로 들어온 사람이었으면 감정적인 동요가 적었을 텐데, 행원들의 고충과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권선주 행장이 (강압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도했다는 것에 대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한 의원은 "은행장이 강압적이고 반인권적인 동의서 징구 사례를 자체적으로 조사해 인사상의 조치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용득 의원은 "지점장이 직원들에게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한 사례도 있었고, 지점장도 본부장으로부터 할당량을 채우라는 요구를 수차례 받았다"며 "경영진이 직원들의 마음을 사는 일이 은행 영업에선 매우 중요한데, IBK기업은행은 그것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동의서를 제출한 직원 중에서는 11차례에 걸쳐 작성을 강요받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권 행장은 "동의서를 제출하는 것은 완전히 직원 자유 의사에 맡기겠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고, 노조에서도 유의사항을 전달했기 때문에 더군다나 신중하게 동의서를 받았다"며 "그런 (강압적인 징구) 사례를 직원들로부터 조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정재형 의원은 권 행장에게 "은행장의 소신에서 성과연봉제를 강압적으로 한다기 보다는 정부의 압력에 의해서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권 행장은 "금융권이 저수익 국면에 들어갔고, 패러다임 변화도 굉장히 크다"며 "앞으로 은행의 일반업무는 기계와 비대면을 통해 처리되고, 역량 있는 직원들은 컨설팅 업무를 주업무로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제도에서는 우수한 직원에게 보상할 수 있는 길이 없다"며 성과연봉제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피력했다. 정부의 압력이 아니라 경영진의 판단에 의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또 "올해 정부에서 책정하는 성과연봉제 관련 인상분이 1% 정도라,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게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임금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미 부점장급 이상에 대해서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는데, 폐단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권 행장은 "(노조가) 성과연봉제가 쉬운해고로 연결될까봐 우려하고 있는데, 기획재정부에서도 쉬운 해고와는 관계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줬다"면서 "직원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성과연봉제 도입 방안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기준 의원은 "직원들은 기업은행이 죽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직원들의 자존심을 짓밟아가면서까지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번 여야정 현안점검회의에서 성과연봉제를 불법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합의가 됐는데도 결과적으로 IBK기업은행은 불법적으로 이사회를 통과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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