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거래소 노조 "거래시간 연장 반대"
사무금융·거래소 노조 "거래시간 연장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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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노동조합이 24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 본사사옥 1층에서 지주회사 개편 반대, 거래시간 연장 등에 반대해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 = 남궁영진 기자)

"MSCI 편입 실효성 의문··시장혼란만 초래"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한국거래소노동조합이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측 입맛에 맞추려다 국내 외환시장과 증권시장 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무금융노조와 거래소노조는 24일 오전 11시 거래소 정문에서 '외환증권시장 매매시간 연장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세계 4대 지수산출기관 중 MSCI를 제외한 3곳은 이미 우리 시장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MSCI가 우리 시장을 최종적으로 선진시장으로 인정한다고 해서 우리 시장이 선진시장으로 되는 것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연초 우리 시장을 MSCI 선진지수로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2016년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한국 증시의 대외 위상 제고를 위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외환증권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한다며 금융당국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중 증권시장의 거래시간 연장에 발맞춰 외환시장의 거래시간도 각 30분씩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노조는 "MSCI에서는 다른 지수산출기관과 다르게 여러 선결 과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MSCI 선진지수 편입이 많은 시장의 혼선과 근로여건 악화를 가져옴에도 불구하고 추진해야 할 정책목표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외환시장과 증권시장 내 거래시간 연장 자체가 MSCI의 요구사항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MSCI 측이 원하는 것은 국내 외국환은행의 의무적 사용 폐지를 통한 역외환시장의 허용이란 얘기다.

노조는 "거래시간 연장이 MSCI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이 될 수는 없다"며 "외국인 투자자를 대변하는 MSCI는 국내 외국환은행(로컬 커스터디안)을 통하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최적의 거래상대방을 선택하고, 최적 환율로 거래하고 싶다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따라서 거래시간을 연장하더라도 당초 정책목표인 MSCI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이 되지 못하고, 단지 30분 거래시간 연장 조치를 통해서는 증권노동자의 근로여건 악화만 가져올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실제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05년 3월 외환시장 거래시간 단축 이유 중 하나는 장시간 매매에 따른 집중도 저하와 스트레스 증가다. 당시 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은 오후 4시까지였으나 오후 3시로 1시간 가량이 단축됐다.

노조는 국내 파생상품이 해외 시장에 상장될 경우 국내 시장의 위축이 예상된다며 이를 강요하지 말 것도 금융당국과 정부에 주문했다.

노조 측은 "MSCI는 현재 싱가포르거래소에 MSCI 한국물지수 선물의 상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물지수 선물이 싱가포르에 상장하면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위축이 우려되는 것은 당연한 논리의 귀결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의 상당수가 자본시장에 대한 환경이나 규제 차이로 인해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거래소노조는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거래시간 확대 등에 반대하기 위해 여의도 본사사옥 1층 로비에 천막을 치고 농성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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