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꼬여가는 정상화…한진해운 영향 받나?
현대상선, 꼬여가는 정상화…한진해운 영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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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 서울 연지동 본사 정문. (사진=서울파이낸스DB)

용선료 협상 지지부진…채무조정, 해운 얼라이언스 편입도 난관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난항을 겪으면서 경영정상화 길이 멀기만 하다.

지지부진한 협상으로 자율협약 조건인 채무재조정과 해운 얼라이언스 편입도 난관에 부딪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현재 해외 선사 5곳과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을 데드라인인 지난 20일까지 마무리 짓고 이후 채무재조정을 이룰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서울 연지동 사옥에서 가진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 전까지는 용선료 협상을 끝내야 법정관리 행을 피할 수 있어 시간은 더욱 촉박해졌다.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은 해외 선주들이 용선료 인하에 동의하고, 비협약 사채권자들도 채무재조정에 동의해야 지원이 이뤄지는 조건부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날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 안건을 조건부로 통과시킬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확정된 채무조정안을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서 사채권자들에게 제시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이 성공할 때만해도 경영정상화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면서도 "이후 용선료 협상이 예상과 달리 난항을 겪으면서 현대상선이 세운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 직후 경영정상화 시기를 오는 7월로 설정한 바 있다. 용선료 협상을 4월에 마무리 짓고 6월에 출자전환 등 사채권자 채무조정을 진행하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되면 회사의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과 함께,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협약채권자 채무조정 등 정상화방안의 3가지 핵심 축이 모두 해결되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용선료 협상이 늦춰지면서 결국 이 계획은 틀어지게 됐다.

한편, 현대상선이 삐걱되자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에도 우려가 나온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대상은 그리스에 집중돼있는 반면 한진해운은 캐나다, 유럽 등 넓게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용선 선박도 21척이나 더 많다.

특히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 대상인 캐나다의 시스팬은 '용선료 인하는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제3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속했고, 사채권자집회에서도 채무재조정을 이뤄낸 것은 긍정적이다. 현대상선과 달리 용선료 협상에 대한 시간적 여유도 존재한다.

이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겪은 팬오션과 대한해운 사례를 비춰볼 때 3박자를 모두 해결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도 "용선료 협상이 실패돼 법정관리로 넘어갈 경우 선박을 빌려준 선주들도 손해를 봐 협상 성공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이나 현대와 같은 케파를 가진 선사들이 없어 용선료만 해결된다면 해운 얼라이언스 편입은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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