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 속 저성장 예고…"재정+통화정책 지원 필요"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 수준에서 2.6%로 대폭 낮췄다. 수출부진이 지속되면서 내년 역시 2.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KDI는 부실기업 구조조정 진행 여파와 지연 가능성을 향후 성장세 제약의 위협요인으로 지적하면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과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KDI는 24일 '2016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 발표한 3% 수준에서 0.4%p나 하향한 수치다. 내년 성장률은 2.7% 수준으로 제시했다.
일단 올해 경기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여파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크게 부진한 가운데 양호한 주택분양으로 건설투자가 확대되면서 지난해(2.7%)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했다. 내년에는 건설투자 증가세가 축소되겠으나,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됨에 따라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낙관했다.
민간소비는 소비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대수명 연장 등 구조적 요인에 의해 증가세가 지난해 수준인 2.2%에 그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이후 지속된 주택분양 확대 영향으로 5.3%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물량 기준)의 경우 세계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중국 등 후발국 추격에 따른 수출경쟁력 저하가 겹치면서 올해 1%의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 성장세도 완만함에 따라 1.0%의 낮은 상승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는 유가하락 영향이 소멸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향후 경제 성장세의 위험요인으로는 부실기업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실업 등의 부정적 여파를 꼽았다. 구조조정 지연은 사회적 비용 증가와 고용, 투자 위축을 심화하고 대규모 실업 등의 부정적 여파는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다.
KDI 측은 올해 재정 정책의 경우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정부담 가능성에 대비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경기 위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성장잠재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지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0%)에 안착할 수 있도록 '보다 완화적'인 운용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 둔화 완충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책임주의에 입각한 손실 부담과 최소 비용이라는 원칙 하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 관계자는 "채권 은행뿐 아니라 부실기업의 주주, 경영진, 근로자 모두에게 구조조정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