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존 리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전 대표가 검찰에서 15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24일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오전 4시51분께 리 전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선 리 전 대표는 '부작용에 대한 피해자들의 항의를 알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전날 예정시간보다 30분 이른 오후 1시3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리 전 대표는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가기 전 한국말로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라고 말했다. 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아는 것을 검찰에서 다 얘기하겠다"고 영어로 답변했다.
검찰은 리 전 대표를 상대로 제품 판매 과정에서 인체 유해성을 알았는지, 의사 결정 과정에 영국 본사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또 가습기 살균제 관련 민원 내용을 보고받고도 판매를 강행했는지 등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리 전 대표를 일단 귀가시킨 뒤 추가 조사 여부와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그가 살균제 판매 강행과 증거조작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단서가 확보될 경우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검찰은 전날 옥시 미디어고객팀 김모 부장,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 팀장 조모씨,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 등 5명도 불러 조사했다.
오늘 오전에는 롯데마트 일상용품 팀장 김모씨와 홈플러스 상품기준관리팀 직원 신모씨 등을 소환해 살균제 출시 및 판매 과정에서 제품 유해성 검증에 소홀한 점이 없었는지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준비된 검은색 SUV 차량에 올라탄 뒤 곧바로 청사를 빠져나갔다.
리 전 대표는 현재 구글코리아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옥시 전 대표를 맡았었다. 리 전대표가 사장으로 지내던 당시 가습기 살균제가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던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