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맥주업계, 外産 공습·실적악화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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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외형시장 '축소'…소비자協 "독과점 폐해는 여전"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국내 주류업계가 수입맥주 공습에 따른 실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수입맥주는 맛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왔다. 여기에 그간 국내맥주가 제품 개선에 소홀했던 영향 탓도 있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오비맥주가 최근 맥주가격 인상을 3년 만에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국내 맥주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5년 맥주수입량은 17만919톤으로 전년 대비 43% 성장하면서 고성장을 지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A마트에서 연초부터 지난 3월말까지 판매된 맥주에서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3.2%인 것으로, 이는 전년 38.3%보다 급성장한 것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입맥주의 고성장 지속은 국산맥주에게 계속적인 우려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왔다.

맥주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도 이번 1분기에 맥주부문이 수입맥주의 경쟁강도 증가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22.5% 줄어들어 외형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 역시 부진한 주류부문을 음료부문이 상쇄했다.

오비맥주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 줄어드는 등 2006년 이후 첫 감소세를 보이자, 이에 시장에서는 오비맥주가 맥주 가격에 대한 인상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해 온 것이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산맥주 입장에서는 유흥용채널에서 수익성 상승이 발생할 수 있기에 가격 인상을 많은 고민이 되더라도 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맥주 출고 가격 1%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는 연간 100억원인 것으로 집계했다. 즉 현재 오비맥주가 출고가 5%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인데, 이에 따른 연간 이익 증가는 500억원인 셈이다.

또 주류사들이 가격인상에 나서면 영업실적으로 이어져 이는 곧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수입맥주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세일공세에 나서면서 국내 맥주시장의 전망이 밝지 만은 않은 가운데, 이러한 가격인상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 발로 가정용 맥주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롯데칠성의 맥주 증설 등으로 맥주산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해 있다"며 "맥주 가격 인상 외에는 아무런 기대요인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에 대한 효과도 얼마나 갈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도 주류업계의 통상 높은 영업이익률과 물가인상 파급 고려해 가격인상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원재료가격 인상이나 맥아의 관세철폐 등을 이유로 맥주 출고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지만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독과점의 폐해'라는 지적이다.

협의회는 "알콜음료 제조업의 5개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5.6%로 식료품 제조업(4.2%)보다 3.7배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주류업계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이윤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물가변동률이나 원재료가격 인상 등의 여러 이유를 들어 가격인상을 시도해왔으며 이는 분명히 독과점의 폐해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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