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중동發 해외수주 리스크 여전…미청구 공사 '급증'
주요 건설사, 중동發 해외수주 리스크 여전…미청구 공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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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웨이트 쉐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조감도.(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기 전 미청구공사가 크게 확대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지역에 몰려 있어 건설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미청구공사란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했지만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공사비로 잠재 부실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17일 각 건설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매출액의 5% 이상을 차지하는 25개 공사 현장 중 14곳에서 1조3528억1600만원의 미청구공사 대금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UAE 원전에서 3925억9000만원, 쿠웨이트 해상교량 프로젝트 1655억원,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1411억6000만원,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547억700만원 등이다.

삼성물산도 26곳의 현장 중 15곳에서 7295억600만원의 미청구공사 대금이 발생했다. UAE 원전에서 2391억4800만원, 사우디아라비아 라빅2 민자발전 1996억7400만원, 카타르 도하메트로 3929억5000만원 등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21개 중 13개 현장에서 미청구공사 대금 9873억7400만원 발생했다. 모로코 사피 민자발전소 2333억9900만원, 알제리 오일 프로젝트 1429만5300만원 등의 미청구공사 대금이 있다.

GS건설은 이집트 등 24곳의 현장 중 18곳에서 8433억1100만원의 미청구공사 대금이 나왔다. 이집트 정유프로젝트용 히터 2283억3800만원,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 1274억5700만원, 라빅2 정유·화학 플랜트 1272억9100만원 등이다.

포스코건설은 15곳의 현장 중 5곳에서 1911억5503만원의 미청구공사 대금이 나왔다. 이라크 쿠르드카밧 프로젝트 283억원, 브라질 CSP 철강공장 432억원(98%), 사우디 아람코 황이송설비 프로젝트 396억원 등이다.

이외에도 △대림산업은 21곳의 현장 중 10곳에서 2425억9300만원 △한화건설은 20곳의 현장 중 12곳에서 5157억3332만5000원 △쌍용건설 37곳 중 20곳에서 1035억8200만뭔 등이다.

이들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대금은 총 4조3095억2035만원으로 상당수 중동 지역에 집중됐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로 중동 산유국 발주처들이 극심한 재정난을 겪으면서 발주 물량을 축소하거나 발주 자체를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단절도 해외건설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다. 실제로 작년 수주실적 461억달러 중 중동은 165억달러로 전체의 3분의 1을 훌쩍 넘는다. 올해 역시 지난달 말까지 수주실적 124억달러 중 37억달러가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동 시장 이외에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등 시장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유가 변동에 따른 부침이 심한 지역인 만큼 개발가능성이 높은 남미나 지역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도 친근한 중앙아시아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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