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구조조정 첫 관문 통과…향후 과제는?
한진해운, 구조조정 첫 관문 통과…향후 과제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산업은행 등 7개 채권금융기관은 4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했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조건으로 내건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해운 얼라이언스 유지 등을 달성해야 한다. (사진=한진해운)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한진해운이 구조조정 첫 관문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조건으로 내건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해운 얼라이언스 유지 등을 달성해야 한다. 하나라도 성과를 못낸다면 자율협약은 종료돼 한진해운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산업은행 등 7개 채권금융기관은 4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했다.

자율협약은 채권금융기관 및 기업이 유동성 지원과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포괄적 협약을 맺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이다.

채권단은 원금 및 이자 회수를 3개월간 유예하고,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경영정상화방안 수립한다. 오는 8월안으로 성과를 내야 대출만기 연장, 출자전환 등 본격적인 지원을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얼라이언스 재편 협상, 향후 용선료 인하 등 경영정상화 방안 추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진해운은 지난달 22일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한진그룹은 "해운업 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한진해운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독자적 자구노력만으로는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채권단과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자율협약을 신청했다가 자구안에 대한 보완을 요구받았다. 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한진해운이 구조조정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기 직전 주식 전량을 매각해 비판을 받는 등 자율협약 신청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켰다.

이후 한진해운은 용선료 조정과 각종 차입금의 상환 유예 등 비협약채권에 대한 채무조정 등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마련했다.

사장 50%, 전무급 이상 30%, 상무급 20%의 임원 급여를 반납하고, 인건비 10% 절감, 각종 직원 복리후생비 30~100%까지 삭감도 결의했다.

이날 조건부 자율협약이 가결됐지만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이제 첫 단추를 채운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과제를 어떻게 달성하느냐에 따라 한진해운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선 한진해운은 이달 중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에 나선다. 한진해운이 올해 지불해야할 용선료는 약 9288억원으로, 현재 선대 151척 중 용선이 91척이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 시한을 현대상선과 비슷한 3개월로 하고, 인하폭은 20~30%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선박을 빌려준 선주들 역시 용선료를 돌려받지 못해 용선료 인하는 가능할 것"이라며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기한 내 마무리 짓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는 19일에는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사채 상환일도 연장해야 한다. 한진해운은 채권자들을 설득해 358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기상환일을 기존 5월23일에서 9월23일로 변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진해운의 부채는 5조6000억원으로 이중 은행 대출이 7000억원 수준이다. 이외 회사채 1조5000억원, 선박금융 3조2000억원 등이다. 당장 다음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1900억원의 회사채 해결이 급선무다.

최근 세계 해운 얼라이언스 재편되면서 한진해운의 얼라이언스 유지도 숙제다. 용선료 인하와 재무구조 개선을 3개월로 못 박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2M', '오션' 얼라이언스의 2강 체제로 굳어진 상황에서 남은 선사들은 새 얼라이언스 구성을 위한 협상 작업에 돌입했다. 한진해운 역시 생존을 위해서는 얼라이언스 유지가 필수적이다.

이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 여부에 따라 얼라이언스 문제 해결 방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용선료 인하는 채무 연장 등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