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벤츠 경영도 A/S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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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수입차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한국인이 선호하는 대표 수입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가 끊임없는 구설수에 휩싸이며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골프채 사건'으로 뭇매를 맞은 벤츠는 주행 중인 C220·E220 모델에서 원인불명의 차량화재가 발생하는가 하면 개별소비세 환급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9단 변속기를 장착한 S350 모델을 판매하다 국토교통부로부터 '판매 중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벤츠는 탈세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약 501억원의 법인세 추징 통보를 받았다. 이에 벤츠는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아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고스란히 납부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특히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매출을 시현했음에도 기부금은 20억5000만원에 그치면서 또한번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했다. 게다가 다임러AG와 스타오토홀딩스 등 양대 주주에게 배당한 금액이 기부금의 30배에 가까운 600억원에 달하면서 빈축을 샀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887억원 중 66%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전개한 '추억도 A/S가 되나요' 프로그램도 감성마케팅을 위한 '쇼'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이 이벤트를 통해 벤츠는 차범근 전 감독이 30년 전 타던 지바겐 차량을 완벽히 복원했다고 내세웠으나 실상은 차 전 감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차로 판명났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가짜' 추억과 감성을 이용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급급했던 벤츠의 '제 살 깎아 먹기'에 지나지 않았다.

이처럼 갖은 논란에 휩싸이자 벤츠 브랜드가 줄곧 강조한 고객만족, 브랜드 가치에도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국내 소비자들은 벤츠의 진심어린 사과 혹은 재발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약속을 바랬지만 기대는 번번이 빗나갔다.

논란을 의식한 듯 최근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판매량을 늘리는 것 만큼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수입차 150만 시대, 올해에도 역시 벤츠는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차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대고객 만족도에 대한 눈높이도 올라갈 것이다.

반복되는 구설수는 그간 쌓아온 벤츠의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 기업경영 방식이 한순간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이제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줄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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