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기업 구조조정 느려"…5개 업종 신용위험군
무디스 "韓기업 구조조정 느려"…5개 업종 신용위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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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조선·해운·철강·부동산PF 신용위험 높아 "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신용 위험이 높은 일부 국내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시내 무디스 부사장은 이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기업 구조조정이 생각처럼 빨리 진행되지 않고 있고 최근 한계기업에 대한 레버리지(차입)도 높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계기업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기업으로, 기업의 부실 여부를 판가름하는 척도로 사용된다.

이 부사장은 "조선업의 구조조정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지만, 아직도 지연되고 있다"며 "구조조정 방안이 빨리 해결돼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유가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돼 조선·해운은 전 세계적으로 과잉생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위험이 큰 산업군으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설, 조선, 해운, 철강 등 5개를 꼽았으며, 이들에 대한 국내 8개 대형은행의 위험 노출(익스포저) 비율이 총 여신규모의 11%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무디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국내 시중은행 7곳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 은행들이 수출부진과 구조조정 위험에 노출돼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 등에서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진단했다"고 등급 조정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기업신용 문제가 은행권 전체의 구조적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며 선을 그었다.

국내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시장에 대해서는 "적시상환지표(TPI)를 상향 조정하고 리파이낸싱 마진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국내 커버드본드 시장의 위험도가 낮다는 얘기다.

커버드본드는 은행들이 우량 자산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5년 이상의 장기 채권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2009년 5월 국민은행에 의해 최초로 시도됐다.

무디스는 "한국의 커버드본드 시장이 예전보다 성숙했고 관련 법제가 긍정적이라 평가하기 때문"이라면서 우호적 평가를 내렸다.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국내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08년 이후 평균 4% 가량 성장했다"며 "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비슷해 자산의 거품 위험(버블 리스크)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우려하지 않는 상태"라며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신용등급이 '2.8'등급으로 굉장히 높은 편이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역시 50% 이하로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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