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미래먹거리 '원료의약품' 잡아라
제약·바이오, 미래먹거리 '원료의약품'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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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양행 본사 전경. (사진=유한양행)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업체들이 원료의약품(API) 사업에서 신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21일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원료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3년 1197억 달러에서 2020년 1859억 달러까지 연평균 6.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료의약품은 의약품을 제조할 때 원료가 되는 물질로 현재 국내 주요 제약사는 물론 바이오업체까지 해외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허가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약 사업과는 별도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등 상위 제약사부터 파미셀 같은 작은 바이오기업까지도 원료의약품 시장 강화에 나섰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1900억원으로 총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000억원 돌파다. 원료의약품 생산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한화학 안산공장에 이어 제2공장인 화성공장을 건설 중이다.

대표 고객사로는 다국적 제약사인 길리어드와 화이자 등이다. 길리어드의 간판 제품인 에이즈 치료제, 고가의 C형간염 치료제 등의 원료를 납품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종근당 등은 원료의약품 사업을 하는 자회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1380억원, 영업이익 344억7000만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만 25%에 달하는 알짜 자회사다. 국내 상장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9% 정도다.

에스티팜은 매출의 70% 이상을 미국과 유럽 등에 간염 치료제, 에이즈 치료제 등의 원료의약품을 수출해 얻는다.

종근당은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점유율 1위 경보제약과 발효 원료의약품 전문업체 종근당바이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경보제약은 수출이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이 중 70% 이상이 일본에서 나온다. 항생제 원료를 주력 생산하는 종근당바이오 역시 수출 비중이 76.4%에 달한다.

국내 1호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으로 잘 알려진 파미셀은 독일의 머크, 미국의 써모피셔, 스위스 로슈 등 다국적제약사 대상 원료의약품 공급량이 늘면서 이익도 함께 증가했다. 파미셀의 원료의약품 매출은 2014년 27억원에서 지난해 91억원으로 240% 성장했다.

파미셀은 유전자치료제와 유전자진단시약에 쓰이는 뉴클레오시드, 바이오의약품의 효능을 높이는 약물전달기술인 페길레이션(Pegylation)에 쓰이는 'mPEG' 등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 성장은 품질경쟁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라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고객사인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의 원료가 되는 원료의약품의 품질 안전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 업체 등의 저가 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가 꾸준히 성장하는 건 안정적 생산설비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좋은 평판을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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