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유니콘스 인수 '금융권 스포츠 마케팅 판도 바꾼다'
농협, 유니콘스 인수 '금융권 스포츠 마케팅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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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배구보다 흥행성 높아 매력적...걸림돌도 많아

농협중앙회(이하 농협)가 현대 유니콘스를 전격적으로 인수하며 프로야구에 뛰어들어 금융회사들의 스포츠 마케팅 전선에 커다란 변수로 등장했다.
벌써부터 서울을 연고로 하는, 메이저리그의 '양키즈'같은 팀이 될 것이라는 등 온갖 '덕담'이 오가고 있다. 

현재 금융회사들의 구기종목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마케팅은 주로 배구, 농구등에 치중돼 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신한은행, 국민은행, 흥국생명, 금호생명등이 그 좋은 예다.

이런 가운데, 농협이 현대 유니콘스인수로 야구팀 운영에 나섬에 따라 기존의 금융권 스포츠 마케팅 판도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는 흥행성면에서 프로축구를 능가할 정도의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어, 농협의 인지도 제고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농협의 공기업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농협은 15일 현대 유니콘스의 최대주주인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로부터 주식을 인수, 현대 구단의 새주인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닉스는 야구단 주식의 80% 가량을 소유한 대주주였다. 정확한 인수대금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매각대금, 가입금 등 23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 구단의 고위관계자는 "지난주에 인수 작업이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다. 농협 측에 구단 자료를 넘겨주었다"고 밝혔다. 농협에 구단이 매각됐음을 사실상 확인한 셈이다.

현대 구단 매각의 중개자였던 한국야구위원회도 조만간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농협의 유니콘스 야구단 인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현재로선 농협이사회의 최종 승인만 남아 있는 상태지만, 공기업 이미지때문에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조의 동의도 변수다.
이와관련, 수년전 특정 공기업이 야구단 인수를 추진하다 좌절된 사례도 있다. 

만약 농협의 유니콘스 야구단의 새 주인뒬 경우 연간 운용자금이 100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공영기업으로 프로야구단 운영에 안정적 지원이 기대되고 있다. 농협은 협동조합사업은 물론 금융사업 등으로 농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농협은 야구단을 계열금융사 및 유통, 홍삼 판매 등의 홍보 전위대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 LPGA에서 활동중인 프로여자골퍼 임성아를 후원, 농협홍삼브랜드인 ‘한삼인’을 홍보하고 있고, 여자정구단(테니스)을 운영하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기여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농협은 실업야구 시절 직접 팀을 운영하며 야구계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프로 출범 후에도 1990년대 초반까지 실업팀을 운영했고 경기도 원당에 연습구장을 유지하고 있다. 농협 출신 야구인으로는 1960~70년대 감독을 지내며 농협을 실업야구 명문으로 육성했던 김영조 씨를 비롯해 김양중 김청옥 씨 등이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투수 이선희, 해태 타이거즈의 투수 강만식 등도 농협을 거쳐 프로에 몸담았던 유명 선수출신들이다.

명문야구단 현대가 '금융종합그룹'을 표방한 농협의 새상징으로 등장할지 스포츠계는 물론 금융권도 주목하고 있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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