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낙하산인사 내정설…'청피아' 논란 재점화
국민銀 낙하산인사 내정설…'청피아'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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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서울파이낸스

신동철 前 정무비서관 신임감사 '물망'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수그러들었던 금융권 '관피아(관료+마피아)', '청피아(청와대+마피아)'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총선 이후 청와대 측 인사가 KB국민은행 요직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의 신임 상임감사로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거론되자, 금융노조가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월 정병기 전 상임감사가 회사의 내분으로 촉발된 'KB 사태'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퇴한 이후 상임감사를 임명하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이 상임감사 자리를 1년4개월에 달하도록 비워놓는 동안, 금융당국 고위직 출신이 이 자리에 내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실행되지는 않았고, 총선 이후 갑작스럽게 신 전 정무비서관이 유력한 내정자로 거론되고 있는 셈이다.

신 전 정무비서관의 경우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 여론조사단장 등을 거친 인물로, 2013년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이 그간 상임감사를 결정하지 못했던 것도 총선 이후까지 시기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는 추측까지 나온다.

이날 금융노조는 "신 전 정무비서관은 지난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논란 당시 이른바 십상시 중 한 명으로 지목됐으며, 권력의 최측근을 맴돌며 살아왔을 뿐 금융산업에는 아무런 인연도 경험도 없는 무자격 인사"라며 "이런 사람에게 국내 최대 시중은행을 감사하는 일을 맡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이 낙하산 인사 간의 권력 다툼으로 인한 극심한 혼란과 갈등을 봉합하고 새 출발한 것이 2년도 채 되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청와대 권력의 최측근이었던 인물을 낙하산 인사로 내려 보내려 하는 것을 금융노조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B국민은행 사측에게도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금융산업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낙하산 인사를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며 "무자격 인물의 낙하산 인사 시도가 계속된다면 금융노조는 KB국민은행지부와 함께 금융노동자의 명예를 걸고 총력투쟁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 외에도 금융권 주요 보직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전무에 송재근 금융위원회 과장과 서경환 전 금융감독원 국장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미 총선에 앞서 신용보증기금은 김기석 전 새누리당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본부장을 신임 감사로 임명했으며, 기술보증기금은 유기현 전 한나라당 부산시당 사무처장을 신임 상임이사에 앉혔다. 주택금융공사도 새누리당과 관계한 이력을 지닌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주택금융공사가 최근 선임한 신용선 사외이사는 민주자유당(새누리당 전신)에서 선전국장과 교육원 부원장을 지냈고, 서정환 사외이사는 새누리당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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