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화재의 자동차보험료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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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메리츠화재가 지난달 1일부터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3.7% 인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입길에 올랐다.

업무용으로 한정하면 1년 5개월만의 보험료 인상이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또다른 이유가 있다.

사측이 밝힌 보험료 인상의 주된 배경은 역시나 만성적인 손해율 악화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보험소비자에게 나간 보험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사에게 불리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업계가 추산하는 적정 손해율이 77∼78% 수준인데 반해, 메리츠화재의 손해율은 90%대를 넘겨 적자를 본지 오래다.

사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세금의 성격을 띄는만큼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각 언론들이 보험료 인상 소식을 앞다퉈 보도하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

업무용 차량은 개인용 차량에 비해 관심이 적었던 탓일까. 같은날 개인용과 영업용 차보험료를 동시에 인상해 여론의 뭇매를 맞던 KB손해보험을 고려하면 메리츠화재는 꽤 조용히 넘어간 셈이다.

이후 같은달 메리츠화재는 오프라인 대비 저렴한 법인용 다이렉트보험을 출시했다. 메리츠화재 측은 다이렉트로 법인용 차보험에 가입할 경우 오프라인 대비 평균 16.2%, 여러대를 동시에 가입할 경우 10%에서 16%까지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달부터 법인세법 개정에 따라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만 법인차량 관련 비용에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싼 가격으로 고객들을 유치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판매되는 법인용 차량 대부분은 업무용 차보험료를 적용받는다는 점이다. 업무용 차량 보험료를 올린지 얼마지나지 않아 저렴한 법인용 다이렉트 보험을 출시한 것은 앞뒤가 안맞는 눈가리고 아웅식 꼼수로 보일 수 있다.

메리츠화재의 보험료 인상 배경을 단순히 '손해율 악화'로만 치부하기에는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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