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금호석화, 주총서 형제갈등 '재점화'…"경영 똑바로 안 해?"
아시아나-금호석화, 주총서 형제갈등 '재점화'…"경영 똑바로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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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사진=각 사)

자본잠식률 18.5%→35%·부채비율 715%→991.5%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이 28일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 대리인을 보내 경영상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등을 돌린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박찬구 회장의 갈등이 한동안 잠잠하더니 동생이 형에게 "경영 좀 잘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 셈이다.

이날 오전 금호석유화학의 위임을 받은 변호사 3명이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금호석화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1%(2459만여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금호석화 대리인은 "지난해 재무제표를 보니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한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매우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며 "2016년에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있어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매출액이 5조2000억원인데 영업이익은 93억여원으로 현저히 미미한 수준이고 자본잠식은 계속 악화돼 언제 해소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급수수료 1500억원이 어디에 나가는지, 관계회사 간 거래도 왜 증가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식의 미봉책을 반복하면 안 된다"며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한 구조조정과 비핵심자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말을 경청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악화가 결국에는 항공안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주주총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호석화 측은 '경영책임'을 이유로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회사 측은 반대 이유를 설명하려 했으나 앞서 경영상황에 대해 '8분간' 발언했다는 이유로 마이크를 넘겨받지 못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서 사장은 현재 너무 많은 직위를 겸직하고 있고, 기업 경영난에 따른 우려심에 아시아나항공의 주주로서 경각심을 주고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 사장 재선임안은 찬반 거수를 통해 통과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작년 말에는 2년간 구조조정 일환으로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무급휴직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이행 중이다. 일반직 47명이 희망퇴직했고 임원차량 150여대 반납, 광고비 축소 등이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개별 기준 지난해 당기순손실 1519억여원을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2014년 715.4%에서 2015년 991.5%까지 늘었다. 5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이며 자본잠식률이 2014년 18.5%에서 2015년 35%까지 늘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이윤창출을 하지 못한 점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올해는 반드시 누적부진을 극복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익과 편의를 증진해 기업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에어서울이 올해 하반기 취항하면 아시아나·에어부산·에어서울 항공 3사 체제가 완성돼 손익구조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항공정비(MRO) 사업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을 보탰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2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을 사내이사를 비롯 김종창 카이스트 경영대학 초빙교수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했다.

또, 조규영 아시아나항공 여객본부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한대우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했다. 2016년 이사보수 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27억원으로 책정했다.

한편 금호家 회사들은 형 박삼구 회장이 운영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동생 박찬구 회장이 운영하는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작년 말 대법원 판결에 따라 완전히 쪼개졌다.

당시 재판부는 "2010년부터 금호석화 등 8개사는 신입사원 채용을 별도로 해온 점과 '금호'라는 상호는 쓰지만 금호아시아나의 로고는 쓰고 있지 않은 점, 사옥을 분리해 사용하고 있는 점, 기업집단현황을 별도로 공시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경영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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