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6년만에 감소…3만달러 '또 미끌'
1인당 국민소득 6년만에 감소…3만달러 '또 미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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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총소득 2만7340만달러…투자감소·근로자보수 정체

▲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2015년 국민계정(잠정)'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지난해 우리 국민의 1인당 총소득이 2만7340달러에 그치면서 소득 3만달러 대열 합류가 또 다시 좌절됐다. 원화기준 소득은 사상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어섰지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6년 만에 처음으로 해당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저유가 호재로 국민이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이 확대되면서 저축은 늘어났으나, 기업들의 투자는 오히려 줄었고 소비 증가세는 미미했다. 특히 기업들의 영업잉여 증가율은 전년대비 두배 이상 확대된 반면 근로자들의 보수 증가율은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달러 기준 국민소득 줄었지만…실질 총소득 6.5%↑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7340달러로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지난 2009년(-10.6%) 이후 6년 만에 첫 감소세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1만8303달러에 그쳤던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11년 2만4302달러, 2013년 2만6179달러, 2014년 2만8071달러로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지난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3만달러에서 또 한번 멀어졌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연중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원화기준으로 보면 1인당 국민총소득은 3093만5000원으로 전년(2956만5000원)대비 4.6% 증가했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1인당 국민총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어섰지만 환율이 연중 7.4% 오르면서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락이 대외 교역조건을 개선시키면서 실질 구매력은 크세 향상됐다. 이에 따라 실질 국민총소득(GNI)의 경우 전년대비 6.5% 증가해 실질 GDP 증가율(2.6%)을 크게 상회했다.

실제로 2015년 교역조건지수는 106.1로 전년(98.1)대비 큰 폭 상승했고, 교역조건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은 연간 39조1000억원 늘면서 전년(-14조)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실질국외수수취요소소득도 7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4000억원 증가했다.

◇저축 늘고 소비·투자 저조…노동소득분배율 0.1%p 상승

지난해 중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1560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1%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처분가능소득은 837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최종소비지출은 국민총처분가능소득 3.6% 증가한 771조2000억원에 그치면서 소득 증가율에 크게 못미쳤다.

저금리가 심화에도 총저축률은 35.4%로 전년대비 0.9%p 상승했다. 민간 총저축률은 0.8%p 오른 28.4%를, 정부총저축률은 0.1%p 상승한 7%를 나타냈다. 반면, 국내총투자율의 경우 28.5%에 그쳐 전년대비 0.8%p 하락했다. 지난 1998년 이후 최저치다.

전승철 국장은 "가계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면서 순저축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기업의 R&D 투자를 중심으로 지난해 투자가 둔화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중 피용자 보수는 693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8% 늘면서 전년(5.1%)대비 증가율이 0.3%p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잉여의 경우 3.8% 증가한 400조2000억원으로 1.7% 증가에 그쳤던 전년대비 증가율이 두배 이상 확대됐다.

다만,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감안한 피용자보수 증가율(4.9%)이 영업잉여 증가율(4.3%)을 상회하면서 노동소득분배율은 전년보다 0.1%p 상승한 62.9%를 기록했다.

김성자 한국은행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2014년 기업들의 퇴직금이 일시적으로 크게 늘면서 지난해에는 상대적으로 피용자 보수가 줄어든 것"이라며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늘어난 것이 영업잉여 증가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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