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韓 스마트폰 제조사, '혁신'으로 승부해야
[기자수첩] 韓 스마트폰 제조사, '혁신'으로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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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형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진형기자] "불법보조금으로 S 상가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제조사가 불을 더 지피는 형국. S 상가 외 소상공인은 죽으라는 것"

한 이동전화 유통점 관계자는 이같이 토로하며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소상공인을 옥죄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국내 모 제조사는 S 상가 우수 판매점 사원에게 해외여행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입소문을 타고 S 상가 일부 판매원들이 미국 땅을 밟았다고 알려졌다. 사실상 제조사가 휴대전화 보조금(공시지원금+판매장려금) 외 추가적인 보조금까지 지급해 불법을 자행하는 특정 시장에 불을 지핀 꼴.

S 상가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해우소(解憂所)다. 공시지원금을 통해 모든 소비자에게 동일한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수차례 위반했지만 월간, 연간 목표 판매량을 메워주는 전략 요충지라는 설명이다.

복수의 이동전화 유통점 관계자는 S 상가에 다른 곳보다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공시지원금을 지켜라"고 말하는 이통사의 행위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스마트폰 보급기에 늘어난 이동전화 유통점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해당 업계도 이점에 대해 공감한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부당한 보조금 정책으로 일부 지역에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3만여명에 달하는 이동전화 유통업계 종사자들이 당장 내일의 생계를 걱정하고 있는 처지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혁신'이라는 두 글자를 내세운다. 새로운 기능, 차별화된 디자인을 '혁신'이라는 포장지에 싸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과 조리개값이 F1.7인 전·후면 카메라를 탑재한 삼성 '갤럭시S7', 확장 모듈을 통해 스마트폰의 확장성을 무한대로 넓힌 LG 'G5'는 둘 다 혁신적이라고 할만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 외신들의 호평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같은 스마트폰을 실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곳은 이동전화 유통점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의 대대적인 직영 대리점 확대로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가 유통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무리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을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 제조사들이 '혁신'적인 스마트폰을 앞세워 당당하게 경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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