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금융지주 '주총시즌' 개막…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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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각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취합.

역대 최대 배당액…후계구도 '눈길'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이은선기자] 다음주 개막하는 금융권 슈퍼주총시즌의 관전 포인트는 '사상 최대 배당액'과 '후계구도'로 요약된다.

지난해에는 금융권 전반에 지배구조 이슈를 비롯한 각종 경영현안이 불거지면서 다소 떠들썩한 주총을 치렀지만, 올해는 변화폭이 그리 크지는 않은 모습이다. 다만 주요 금융지주사의 배당액이 크게 늘었고, 후계구도를 엿볼 수 있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내이사 진용에 변화를 줬다는 게 관전 포인트다.

◆3대 금융지주 배당액 1조원대…CEO·사내이사 변화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4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5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BNK금융, JB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 및 은행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잇따라 개최된다.

우선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액이 눈에 띈다.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배당총액(2015년 결산 기준)은 1조157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6% 늘었다. 신한금융은 6310억원(주당 1200원), KB금융은 3786억원(주당 980원), 하나금융은 1480억원(주당 500원)이다. IBK기업은행은 2944억원(주당 450원)으로 다소 올랐고, 우리은행은 3366억원(중간배당 포함)으로 2014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를 짐작할 수 있는 그룹 계열사 CEO에 큰 변화를 줬다. 신한금융은 4명, 하나금융은 5명의 수장을 갈아치운다. 이들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각사 주총을 통해 최종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

사내이사진에도 변화가 생긴다.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의 독주 체제를 깨고 김병호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사내이사로 올린다. 우리은행은 영업지원그룹을 전담하고 있는 이동건 그룹장을 사내이사로 복귀시키고, 남기명 국내그룹장도 추가 등재시켜 이광구 행장과 함께 이사회를 이끌도록 했다.

반면 KB금융의 경우 김옥찬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지 않기로 한 대목이 눈에 띈다. 이에 따라 KB금융 사내이사에는 윤 회장과 이홍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 2명만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과거에는 KB금융 사장직에 오를 경우 사내이사로 함께 등재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르지 못한 이번 사례는 이례적이다.

앞서 KB금융은 윤종규 회장이 KB국민은행 CEO를 겸직하는 것이 장기화되자,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사장직을 부활시킨 바 있다. 김 사장은 서울보증보험 사장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지난 1월 KB금융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방금융지주에서는 BNK금융과 JB금융이 지난 2013년도 취임한 각 그룹 회장의 연임 안건을 의결한다. BNK금융지주는 오는 25일 주총을 통해 성세환 BNK금융 회장을 3년 임기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BNK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경남은행의 그룹 완전 자회사 편입과 안정적 경영실적을 근거로 성 회장의 재임을 추천했다.

김한 JB금융그룹 회장도 주총에서 3년 연임이 확정된다. 김 회장은 JB금융 대주주인 삼양사 김윤 회장의 사촌 지간이자, 25년 이상 금융업에 몸담은 전문가다. 취임 이후 추진해온 JB금융 설립과 광주은행 인수 성공, JB우리캐피탈 편입과 신속한 경영 정상화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사외이사 소폭 교체…의사결정 지속성 도모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경우 큰 폭의 변화는 없었다. 우선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3명을 교체한다. 임기가 만료되는 김석원·권태은·정진 상외이사의 후임으로 이성량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정일 평천상사 대표이사, 이흔야 재일한국상공회의소 상임이사를 신규 선임키로 했다. 이흔야 이사와 이정일 이사는 신한금융의 재일동포 주주로, 신한사태로 물러난 라응찬 전 회장과 밀접했던 인사로 꼽힌다.

현 사외이사인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상경 변호사, 고부인 산세이 대표이사는 재선임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사외이사진은 이만우·이상경·박철·이성량·필립 에이브릴(BNP파리바일본대표) 이사와 재일동포 주주인 고부인·이라카와유키·이정일·이흔야 이사 등 9인으로 구성된다.

특히 5년 임기를 마친 남궁훈 사외이사의 경우 1년 임기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의결권을 갖게 됐다. 남궁훈 이사는 한동우 회장의 서울대 법대 1년 선배로 이사회에서 한 회장의 의사결정을 적극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임도 내년 3월 신한금융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한 회장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임기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을 교체한다. 이호근 연세대 경영학 교수와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가 2년 임기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지난해 12월 퇴임한 김준기 비상임이사(예보 인사부장)의 공석에는 최광우 예금보험공사 홍보실장이 이름을 올려 예보를 대표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은 사외이사진의 변화가 미미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이진국 사외이사가 하나금융투자 사장으로 옮기면서 생긴 공석에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를 선임하기로 한 것을 제외하면 기존 사외이사가 모두 유임된다. 기존 사외이사인 윤종남 청평 대표변호사, 박문규 에이제이 회장, 송기진 사외이사, 김인배 이화여대 교수,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가 재선임된다.

지난해 물갈이됐던 KB금융의 사외이사는 올해 7명 전원이 유임된다. 당초 KB금융은 'KB 사태'로 불리는 내분 사태를 겪은 이후 사외이사의 권력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사외이사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매년 사외이사들에 대한 내·외부 평가를 통해 하위 2명을 연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사외이사 전원이 재선임되면서 지난해 마련한 원칙이 흐려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울러 이들 금융사는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시행에 앞서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회 정관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사외이사 결격요건에 '최대주주와 주요 거래관계가 있는 법인의 최근 2년 내 상근 임직원' 항목이 추가되고, 은행 및 은행지주 사외이사의 충실의무가 '같은 지주내 또는 자회사 등이 아닌 다른 법인의 사외이사를 하는 경우에는 은행·은행지주 사외이사 선임 불가' 등으로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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