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만은 안돼" 현대상선, 7대1 감자안 의결
"상장폐지만은 안돼" 현대상선, 7대1 감자안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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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이사가 18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에서 열린 현대상선 제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 주주총회에서 7대1 감자안이 통과됐다.

현대상선은 18일 서울 현대그룹빌딩에서 열린 제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식병합 건을 비롯한 주총 안건 모두를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는 인사말에서 "주주들의 격려에도 불구화고 거듭된 실적악화로 심려를 끼쳐드려 임직원을 대표해 사과드린다"며 "가시밭길이지만 주주여러분께 희망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진인사대천명' 심정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 관심이 집중됐던 주식병합은 총 참석 주식 수의 88% 찬성으로 원안대로 통과됐다.

자본잠식률 50% 이상 상태가 2년 연속 발생할 경우 상장폐지 요건이 돼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 대표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방법으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운임하락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식 병합이라는 아픔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의 희생과 결단 없이는 자본잠식률 79.8%를 해소하지 못하게 돼 2017년 초 상장 폐지될 우려가 크니 백번 헤아려 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현대상선은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및 우선주 7주를 1주로 병합한다. 보통주 1억9670만7656주와 기타주식 1114만7143주는 각 85.71%의 비율로 감자된다. 감자 전 자본금은 1조2124억원이지만 감자 후에는 1732억원으로 줄어든다.

현대상선 측은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예외 없는 동참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주들이 주식병합을 수용하는 상생의 결단을 내려줬다"며 "주식병합 건이 통과됨으로써 경영정상화 작업은 제 궤도에 오르게 됐으며 자본잠식은 완전히 해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감자안 의결과정에서 한 주주는 "회사 월차를 내고 참석했다. 주식 하락과 감자소식에 막막하다"며 "시황이 나쁘다고만 하지 말고 좀 더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반대하러왔지만 상장 폐지는 될 수 없어 눈물을 머금고 원안대로 통과시키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주주들이) 용단을 내려주셔서 감사하다"며 "실망시키지 않도록 새로운 회사, 좋은 회사를 위해 힘을 모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명철 상무가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고 김정범 현대상선 비상경영실장과 김충현 현대상선 재무책임자(CFO)가 선임됐다.

현 회장은 지난달 사재출연에 이어 현대상선 등기이사직을 내려놔 사실상 경영권에서 손을 떼게 됐다. 대주주로서 현대상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고강도 추가 자구안이 보다 중립적인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의 이사보수 한도는 지난해 70억원에서 35억원으로 줄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주식 병합 건으로 용선료협상, 채무조정, 자율협약, 현대증권 자산 매각 등 현대상선의 자구안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대상선 전 임직원들은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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