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없는 금융산업을 바란다
'거짓말'없는 금융산업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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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년(丁亥年) 새해가 드디어 밝았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던 사람들은  이맘 때 쯤 이면 나름의 새해 각오도 다지게 마련이다.

금융기관도 마찬가지다.

일제히 은행장을 비롯, 각 기관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2006년을 회고하고 희망찬 한 해를 보내자고 다짐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신년사를 보면 매해 빠지지 않는 항목은 ‘고객’가치 실현이다. 당연하다.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을 ‘왕‘으로 모시는 것은 서비스의 기본 정신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과연 얼마나 이들의 신년사에 귀를 기울이고 신뢰를 보일까. 그 답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 같다.

아니, 다시 말해야겠다. 부유층을 제외한 일반 서민(물론, 최근 한 보도에 의하면 경제 및 금융전문가들이 얘기하는 ‘서민’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들이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 보내는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막말로 ‘돈’이 되지 않는 고객들이 점차 금융권의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長’의 약속은 그다지 의미가 없을 거라는 얘기다.

은행들은 점차 ‘우량’ 그리고 ‘초우량’ 고객들에게 집중, 서비스를 특화하고 있으며 보험사들은 미래 설계및 보장 상품인 ‘보험’가입마저 제한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금융약자들은 금융혜택과 점차 멀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들 기관의 ‘고객 가치’는 그리 실감할 수 없다. 일종의 ‘거짓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들이 말하는 ‘고객’은 과연 누구라는 것인가.
물론 이는 금융기관의 탓만도 아닐 게다. 최근 한 매체에서 ‘2006년 최대의 거짓말’이라는 주제로 무작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단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꼬집었던 기억이 난다.

대답에 응했던 시민들은 “올해 아내에게 집을 사주기로 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과연 언제까지 집 걱정을 하고 살아야 되냐”는 등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들에게 ‘복지’를 주겠다던 정책은 오히려 정부에게 가혹한 비난으로 들어온 셈이다. 아울러 대출 제한에 들어갔던 은행들도 서민들에게 쓴 소리를 들어야 했으니, 딱히 금융기관을 탓할 수도 없다.

하지만 양적, 질적 성장을 외치는 금융기관들이 다시 한번 사회의 테두리 영역에 있는 고객들도 생각해 봐야 하고, 그래야 한다.

아무리 영업 경쟁이 치열해 수익원 확보가 중시되고 있는 게 금융권의 트렌드이기는 하나, 서민들의 ‘동반자’라는 금융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생각한다면 올해 고객 중심 가치 실현이 ‘거짓말’로 머물지 않길 바란다.
 
남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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