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신한금융, 4개계열사 사장 교체…후계구도 영향은?
[초점] 신한금융, 4개계열사 사장 교체…후계구도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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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내정자,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위성호 구도이신기·이병찬 등 변수 부각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신한금융지주가 보험업계 출신인 이병찬 전 신한생명 부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으로 발탁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금융그룹 성장을 위해 중요도가 높아지는 생명보험과 함께 신한금융투자에 은행이 아닌 업계 출신 인사를 기용하면서 계열사별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이에따라 한동우 회장의 후임 후보군으로 꼽혔던 이성락 사장이 호실적에도 물러나면서 차기 회장 후보군은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으로 사실상 좁혀진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한편,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신한아이타스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긴 했지만 이신기 전 신한지주 부사장을 비롯해 다른 금융계열사 사장들의 존재감은 여전하다는 관측도 있다. 여기에 사실상 계열사 서열2위인 신한생명의 지휘봉을 잡게된 이병찬 부사장의 부상과 함께 연임된 강대석 신한금투사장의 위상도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1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이병찬 전 신한생명 부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에 신규선임하는 등 7개 그룹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결정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이동대 제주은행장, 이원호 신한신용정보 사장은 연임을 결정했고, 신한캐피탈 사장에는 설영오 현 신한아이타스 사장을 신규 선임키로 했다. 신한아이타스 사장 후임에는 이신기 전 신한지주 부사장,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에는 이동환 전 신한은행 부행장의 신규선임을 내정했다.

특히 이병찬 내정자는 상무로 한동우 회장이 신한생명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인사로, 신뢰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내정자는 2001년 상무로 시작해 부사장, 고문직을 거치며 2013년까지 신한생명에 몸담았고, 한 회장 역시 2002년부터 지주회장직을 맡기 직전인 2011년까지 신한생명을 이끌었다.

이 내정자는 신한생명 이외에도 삼성생명,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등 34년간 보업업계에 재직해온 전문가다. 신한생명 사장직에 타사 출신 보험 전문가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오가며 보험업 전반에 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적임자"라며 "특히 신한생명 부사장 재임 당시 탁월한 역량과 성과를 거양한 점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3번째 연임에 성공한 강대석 사장의 경우 신한금융투자가 은행과 더불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의 중요 과제를 남겨두고 있어 연임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지주 관계자는 "강 사장의 재임 기간동안 신한금융투자의 실적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등 경영 실력을 인정받았다"며 "ISA 등이 중요한 당면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업무 연장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의 연임을 점쳤던 만큼 이번 교체가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생명의 순이익은 지난해 1002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4.2% 급증했다. 보험사의 실질적 매출인 수입보험료도 3.9% 늘어난 4조7879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의식한듯 지주 측도 이번 인사 교체가 '장기 재임자'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생명에서는 1번의 연임으로 3년의 재임기간을 거쳤으나, 2011년부터 2년간의 신한아이타스 사장직을 맡았던 점을 고려하면 5년 간 장기 재임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장의 경우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 회장의 유력한 후임자로 꼽혔다는 점에서 향후 후계구도에 미칠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 사장은 그룹과 은행 경영진과의 권력투쟁을 겪었던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사장 라인으로서 살아남은 유일한 주요 경영진으로 꼽힌다.

신한지주는 CEO 승계프로그램을 통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5개 주요 계열사 사장단 경영진을 공식적인 금융그룹 회장 후보로 육성하고 있다.

이번 인사 결과, 외부 출신인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과 신규 선임될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내정자, 지난해 취임한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보다는 조용병 행장과 위성호 사장의 승계 가능성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 금융권 최대 이슈인 신한금융 회장 후보군이 은행 출신으로 입지를 쌓아온 조 행장과 위 사장으로 사실상 좁혀지는 모양새"라며 "그러나 지난해 관심을 모았던 신한은행장과 이번 신한생명 사장 인사에서 보여지는 한동우 회장의 깜짝 인사 스타일을 감안할 때 의외의 인물이 탄생할 가능성 역시 커진 상황"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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