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강국의 침몰?…조선 빅3, 흑자전환 '뱃고동'
조선강국의 침몰?…조선 빅3, 흑자전환 '뱃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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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우조선해양

지난해 8조원대 적자…"올해 실적개선 기대감"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조선강국'이란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조선 빅3는 지난해 총 8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5조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조선 빅3 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체면을 구겼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해 총 5조50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4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해양플랜트 부실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각각 1조5401억원, 1조501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대비 적자 규모가 52.6% 줄은 반면, 삼성중공업은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조선 빅3의 영업손실은 약 8조5000억원에 이른다. 조선 빅3가 동시에 조원대 적자를 낸 것은 지난해가 사상 처음이며 적자 규모 또한 역대 최대다. 특히 해양플랜트 손실만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폭락과 글로벌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해양플랜트 발주사들이 일방적 계약 취소 및 설계 변경 등을 요구하자 조선사들은 맥없이 흔들리고 만 것이다. 조선사 입장에서 건조가 마무리된 플랜트의 계약이 취소되면 손실이 나더라도 매각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세계적 시추설비 업체들이 저유가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기존 발주 해양플랜트에 대한 계약 취소 및 인도 거부가 예상된다"며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늪에 빠진 올해 조선업계는 '설상가상' 중국의 맹추격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더욱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잔량은 11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 세계 수주 잔량은 1억383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로 전달보다 203만CGT 줄었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이 3769만CGT로 1위였고 한국(2844만CGT), 일본(2182만CGT) 순이다. 한국의 수주잔량이 2900만CGT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8월 말 이후 11년 6개월 만이다.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역시 57만CGT(16척)로 매우 저조했다. 국가별 수주량도 일본 11만CGT(5척), 한국 6만CGT(2척), 중국 1만CGT(1척)에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유일하게 수주했을 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올해 들어 수주 실적이 '제로'다.

이 관계자는 "컨테이너 운임이 바닥을 찍으면서 해운업이 침체되고 조선업도 영향을 받았다"며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유가도 떨어지니 오일메이저들이 해양플랜트 수주를 할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조선 빅3가 최악의 실적을 거듭하고 있지만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지난해 조선업 침체 원인이었던 해양플랜트 부실을 일정부분 털어냈기 때문.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해양플랜트 부문이 안정화 단계로 들어선 덕분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해양부문의 주요 프로젝트 인도 완료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0% 늘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각각 6185억원, 2396억원 줄었다.

대우조선은 정성립 사장이 지난 4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올해 1분기에는 상당히 분위기가 좋다"고 말할 만큼, 올해부터는 연간 기준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잔여 매출 중 상선 비중이 55%, 해양 33%, 특수선 12%로 상선부문과 해양부문 간 매출 비중 역전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며 "수익성이 가장 좋은 LNGC(액화천연가스운반선)의 경우 전체 잔여매출 중 약 39%를 차지해 올해 2분기 중후반부터 실적 개선 효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보승면 부산대학교 조선해양플랜트글로벌핵심연구센터 교수는 "국제유가가 부침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올라갈 테고 세계 경기도 침체 상황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 어려울 때 내부적으로 구조조정도 하고 R&D 투자 등을 통해 버티고 있다. 유가가 올라가고 경기가 회복될 때 큰 영향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우리나라 조선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고용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 등 국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며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강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관련 부실을 대부분 털었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올해는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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