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펙·러시아 15년 만의 정책 공조…유가 영향은?
오펙·러시아 15년 만의 정책 공조…유가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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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상품거래소 내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달간 가격 변화 추이. (사진 = 블룸버그 캡쳐)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최근 국제 유가가 역사적 저점으로 내려간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산유량을 현 수준으로 동결키로 결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감소 합의를 기대했던 시장참여자들은 다소 실망한 눈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비(比)오펙 국가가 15년 만에 정책공조를 이뤄냈단 점은 분명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오전 1시16분 현재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최근월물은 배럴당 28.9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 배럴당 29달러 중반대까지 올랐으나 상승폭을 반납하며 현 수준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종가 기준)보다 10.3%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같은 시각 영국 런던ICE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32.1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는 장중 32달러대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 중이다. 이는 지난 11일(종가 기준)에 비해서는 6.8% 오른 수준이다.

WTI 등 국제 유가가 10%대 상승세를 기록한 데는 오펙국과 주요 산유국들간 정책공조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는 원유 생산을 지난 1월 수준으로 동결키로 우선 합의했다. 이란 등 다른 산유국들도 동결 결정을 따른다는 단서 조항이 더해졌다.

이 같은 소식에 WTI 최근월물 가격은 배럴당 0.16달러 오른 반면, 브렌트유는 배럴당 1달러 가량 빠졌다. 이 차이를 두고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 평이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원자재팀장은 "이날 미국 시장이 휴장하면서 브렌트유의 하락폭이 소폭 컸으나 의미를 부여할 만한 수준의 차이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 하락은 산유국들의 정책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전환됐음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서방 제재 수준 이전으로 산유량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란의 비협조로 이번 합의가 무산될 것이란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

미 에너지정보 공급업체 클리퍼데이터의 상품리서치팀장인 매트 스미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포함을 전제로 한 산유량 동결 조치는 현 시점에서 너무 먼 다리같다"고 표현했다.

금번 동결 조치 무산 가능성 외에도 원유 공급과잉이 지나치다는 시장 반응 역시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미 에너지정보업체인 겐스케이프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원유 선물용 오클라호마 쿠싱지역 내 원유 재고 증가량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1주일간 70만5000배럴로 집계됐다.

에너지 어스펙트의 도미닉 헤이우드는 "긍정적인 결과이나 원유 시장이 이미 과잉공급 상태기 때문에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영진 흥국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간헐적으로 추가 논의가 뒤따르며 출혈 경쟁의 심화는 제한되겠지만 원유 시장 수급개선은 어렵다"면서 "유가 하방이 지지되는 정도로만 의미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베네수엘라 장관이 이란, 이라크와 이란 테헤란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정책공조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란의 행보에 시장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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