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 낙마설 진원지는?
김정태 국민은행장 낙마설 진원지는?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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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국민은행장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감사원이 기간까지 연장해가며 국민은행 감사를 강도높게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김행장의 거취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더해지면서 김행장의 낙마설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내부적으론 자회사인 국민카드 노조가 독자 생존을 주장하며 노골적으로 반발, 국민은행 경영진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 내 소문도 흉흉해지고 있다. 국민은행 내부자 소행으로 보이는 비방글이 버젓이 인터넷에 나돌아 병석에 누운 김 행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은행 안팎에서 코너에 몰린 김행장이 작금의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김정태 행장 낙마설의 배후

김정태 행장의 낙마설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흔든다’는 얘기에서부터 ‘내부 압력설에서 불거진 부산물’이라는 시각까지 여러 갈래의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애초 가장 유력한 낙마설의 근거는 정부의 ‘은행장 흔들기’였다. 신정부가 들어선 3월 이후 김정태 행장의 퇴진설은 꾸준히 나돌았다.
그러다가 내년 임기인 정건용 전 산은총재가 도중하차하면서 낙마설은 더 기승을 부렸다.

신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은행장 길들이기 차원에서 임기가 남은 은행장을 갈아치웠던 관행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건용 총재처럼 김정태 행장도 중도에서 하차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된 것. 이는 신임 유지창 산은총재가 여당과의 끈끈한 인연 탓으로 영전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힘을 얻었다.

그러나 김정태 행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높다는 점에서 정부의 의도적인 경질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소문은 한동안 잦아드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엔 낙마설이 새로 옷을 갈아입고 나타났다.

최근 들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낙마설은 김정태 행장의 개인과 관련한 구설수다. 이는 감사원 연장감사가 이뤄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현재 감사원의 집중적 감사 대상은 지난해 김정태 행장이 스톱옵션을 통해 거액의 차익을 남긴 과정과 국민-주택은행 IT통합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김행장 개입 여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까지의 낙마설이 다 그랬듯 이 소문 또한 현재로서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그칠 공산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누군가 김정태 행장을 의도적으로 밀어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확한 근거는 없지만 금융권 일각에서 김행장의 낙마설을 국민-주택 합병과정이 빚어진 행내 갈등의 표출로 해석하고 있는 것. 김정태 행장에 반대하는 내부 세력이 사사건건 김정태 행장에 노골적으로 반발하면서 은행내 반 김정태 세력을 형성해 은행 안팎에서 김정태 행장의 거취와 관련된 음해성 루머들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그 중심축으로는 김정태 행장의 집권(?) 이후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구 국민은행 일부 임직원들이 지목된다.

▶안팎으로 코너에 몰린 김행장

김행장은 종종 튀는 언동으로 보수적 분위기의 은행권에서 거부감을 자초했고 뉴스메이커로 나서길 좋아한다는 주변의 시샘어린 시선을 받아왔다.
게다가 비은행권 출신 은행장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은행권 비주류로서 일종의 따돌림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악화된 국민은행의 경영실적은 금융산업 전반의 침체와 맞물린 것이긴 하지만 그동안 배타적 분위기 속에서도 경영능력 하나로 버텨온 김행장에게서 내·외부의 도전에 맞설 명분을 앗아갔다.

최근 발표된 국민은행 1·4분기(1~3월) 경영실적은 당기순이익 739억원으로 전년동기 6천722억원의 6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조한 경영실적이야 말로 전문 경영인 출신인 김정태 행장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때문에 자회사인 국민카드 노조가 거세게 반발해도 김행장은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변화된 경영환경에 가장 능동적으로 적응한다는 김행장이 지금은 사실상 노조에 끌려 다닌다는 지적이다.

최근 보이고 있는 김행장의 무기력한 대응은 내분에 가까울 정도로 반 김정태 세력을 결집시키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김정태 행장의 경영실패와 잦은 튀는 언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김행장을 압박하고 있다.

내·외부의 압박에 시달리는 김행장이 퇴원 후 어떤 행보를 취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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