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8개월째 동결…관망기조 유지
한은 기준금리 8개월째 동결…관망기조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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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작년 6월 연 1.75%에서 1.50%로 떨어지고 나서 올 1월 금통위까지 7개월 연속 만장일치로 동결됐다. (사진=연합뉴스)

자금유출 우려 및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월 기준금리를 연 1.50% 수준에서 동결했다. 8달 연속 동결 결정이다. 최근 부각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와 미국, 일본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확대, 금융시장 불안 고조 등을 감안해 시장 흐름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16일 소공동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2월 기준금리를 연 1.5% 수준에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3월과 6월 기준금리를 각각 25bp(0.25%p)씩 인하한 후 7월부터 동결 결정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회의장에는 평소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성향을 보인 하성근 금통위원과 정해방 위원이 오전 8시 56분께 가장 먼저 들어섰다. 57분을 넘어서자 정순원·문우식·함준호 위원이 입장했고, 59분에는 장병화 부총재가 착석했다. 위원들이 엄중한 표정으로 지표를 점검하는 가운데 9시가 임박하자 이주열 총재가 하얗게 샌 머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 의사봉을 들었다.

이미 시장에서는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을 근거로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1월 수출 악화와 내수 지표 둔화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지만, 자본유출 확대 가능성 등으로 금융 안정 리스크가 증대됐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말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방침과 함께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운용하고 있는 유로존 시중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강화된 점도 금리 조정에 신중을 기하게 하는 요인이다.

시장에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불안이 확대되면서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1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채권 순매도 규모는 3조38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순유출 규모(4866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유럽 은행들의 도산 우려로 금융시장이 출렁였던 설 연휴의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긴급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 금융시장은 북한 문제보다 글로벌 이슈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단기간 내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워낙 크고 자본유출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며 "다음달 유럽중앙은행(ECB)과 BOJ,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 결정회의가 열려 주요국의 스탠스를 확인할 여지가 있는 만큼 금리 조정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 들어 경기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총재 기자간담회에서의 물가·경기 판단에 시장의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1월 수출이 18%나 급감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개월 만에 0%대로 돌아서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 경계감이 강화된 탓이다. 실제로 금통위를 앞둔 지난 15일 국고채권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를 다소 밑도는 1.484%에서 마감됐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2년부터 기준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전된 이후에는 금리 인하가 실시되지 않은 적이 없어 시장의 인하 기대가 크다"며 "다만, 정부가 발표한 2월 그린북에서 아직 국내 경제에 대해 균형적 시각을 유지한 점을 감안할 때 덜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인 기조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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