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펀더멘탈 이탈...심각성 인식"
"환율, 펀더멘탈 이탈...심각성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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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수 재경부 2차관, 은행등 엔화차입등 미시관리 강화


국회-언론때문에 적극적 정책 '애로'
 
외환당국의 환율안정을 위한 시장개입 강도가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환율하락세에 대해 외환당국이 공식적으로 심각하다는 문제의식을 표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특히 은행등 금융회사들의 엔화차입을 억제하는 조치가 예상된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13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 수요정책포럼에서 "우리나라의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에서 환율이 좀 벗어나는 것 같다는 데 심각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제기구에서도 우리나라 환율이 실질실효환율 측면에서 볼 때 높다고 보고 있다"면서 "(환율의) 하락속도와 엔화와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책대응을 해 나갈 것"강조했다.

그는 또 "원화가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국 통화에 비해 과도하게 절상됐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들어 달러화에 비해 싱가포르 달러화는 8%, 원화는 9.9%, 유로화는 12%, 태국은 15% 절상됐는데, 엔화 절성 폭은 2.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화의 과도한 절상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파는 쪽의 움직임이 선물환 부분에서 과도했던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수요와 공급을 미시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차관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면서 (환율부분에서) 어려움이 가중됐던 이유 중 하나는 자본수지에서 완충해 털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아웃플로우(유출) 정책을 꾸준히 썼지만, 자본의 해외 아웃플로우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많아 속도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엔저 현상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며 내년에는 엔화가 지금과 같은 낮은 상태로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환율문제의 또 다른 이유로 국제금융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엔 캐리(엔화 차입을 통한 자산투자)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금융기관들이 상당히 과다하게 엔화를 차입해 단기간 자본수지 쪽에 부담을 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거시적으로 볼 때는 환율 안정을 위해 경상 및 자본 수지 쪽에서의 인 아웃플로우를 관리해야겠지만, 앞으로는 각 부문별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미시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금융기관 엔화차입 등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함께 면밀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충분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다"며 개입의사를 시사했다.
 
그는 환율방어에 대한 한국은행의 노력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의 지적에 대해 "환율방어에 대한 일차적이고 긍국적인 책임은 재경부가 갖고 있어 굉장히 아픈 지적"이라며 "정책대응을 하는 데 어려운 점은 언론과 국회의 시각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환율의 역내조정과 관련, "한.중.일간 여러 경로를 통해 수시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각국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라 조정이 쉽지는 않지만 여러 채널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전문가들은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과 관련 글로벌 달러 약세에 근본원인이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달러당 800원대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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