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롯데, 총수일가 2.4% 지분으로 그룹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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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일 경영 특수성 탓…경영투명성 강화"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이 단 2.4% 총수 일가 지분율을 통해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령의 나이로 롯데그룹의 총괄을 맡고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0.1%에 불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롯데그룹 해외계열사 소유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해 7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수면위로 떠오르자, 공정위는 롯데 측에서 총수일가의 해외계열사 주식 소유 자료를 넘겨받아 6개월간 분석 작업을 벌였다.

이를 통해 롯데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계열사를 통한 다단계 출자와 순환출자를 적극 이용했기 때문으로 확인했다.

롯데를 제외한 총수가 있는 대기업의 평균 출자 단계가 4개인 반면에 롯데는 최대 24개의 출자 단계를 갖고 있다.

지배구조의 중심에는 1967년 일본에 세워진 포장재 업체 '광윤사'가 있다. 총수일가가 광윤사를 통해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롯데홀딩스가 다른 일본 계열사와 함께 호텔롯데 등 국내 주요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는 식이다.

국내 롯데 86개 계열사의 전체 자본금 4조3708억원 가운데 해외 계열사가 소유한 주식이 액면가 기준으로 22.7%(9899억원)에 이른다. 대부분 롯데홀딩스가 직접 출자했거나 롯데홀딩스가 소유·지배한 12개의 L투자회사를 통한 간접적 출자다.

국내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의 경우 해외계열사 지분이 99.3%에 달한다. 국내에선 순환출자 고리 67개로 총수일가가 지배력을 펼치고 있었다.

순환출자는 대기업집단이 'A사→B사→C사→A사'처럼 순환형 구조로 지분을 보유하는 것으로, 이런 구조에선 총수가 적은 지분만 갖고도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대기업 전체 순환출자 94개 중 롯데그룹이 71.3%를 차지한다.

이런 구조를 이용해 현재 신 총괄회장은 0.1%, 신동빈·신동주를 포함한 총수 일가는 2.4%의 지분율로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롯데그룹의 일본 36개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이고 국내 86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개(9.3%)에 불과하다.

이같은 공정위의 계열사 소유 현황 공개에 대해 롯데 측은 '고의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의 지배구조는 일본에서 사업에 성공한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회사의 수익금을 조국에 투자하면서 한국 롯데를 설립하게 된 역사적인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의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모두 한국법에 따라 설립된 한국 회사들이고, 한국에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롯데 계열사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이 일부 미진했던 부분은 한일롯데 경영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IPO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등 주요 계열사의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며 "앞으로 내외부 전문가와 함께 순환출자 고리 완전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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