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저축은행의 중금리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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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을 계기로 저축은행 내부에서도 중금리 대출로 돌아서야 한다는 기류가 지배적입니다."(A저축은행 관계자)

고금리 대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시장에 주목, 금융권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직은 SBI·JT친애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만이 중금리 상품을 출시한 상황이지만, 향후 중금리 대출 시장이 형성된다면 고금리에 허덕이던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 전망이다.

일단 금융당국도 저축은행들의 10%대 중금리 대출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최근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금리도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금리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 만큼 이를 반영해 신용등급 하락 폭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는 형국이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중금리 대출에 나선 속사정은 '현재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위기감이 조성된 데 따른 것이다. 저금리 장기화는 물론 중금리 대출 상품 취급을 결정한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출범하면서 고객 이탈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에서다.

게다가 이순우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까지 "중금리 대출 시장을 선점한다면 저축은행의 이미지 쇄신은 물론 광고 없이도 영업이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의 실적도 나쁘지 않다. SBI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 '사이다'의 경우 지난 22일 기준 150억원을,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 와우론'도 이 기간 75억원의 실적을 각각 내면서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모든 저축은행이 이 흐름에 동참할지는 의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역마진'을 언급하며, 리스크관리와 축적된 데이터베이스 활용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중앙회가 나서 우리은행과 업무 제휴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이 또한 지켜봐야할 '실험'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결국, 저축은행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중금리 트렌드'는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약탈적 고금리'라는 굴레를 벗어날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힘겨운 시간을 버텨온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서민금융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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