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용진 부회장은 '염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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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염탐 중'이라는 메시지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 부회장은 'M&A의 대가'라고 불릴만큼 인수합병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는데, 이번 먹잇감은 '킴스클럽'으로 맞춰진 듯 하다. 그는 '염탐 중'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킴스클럽 강남점 매장 사진을 게시했다.

정 부회장이 그동안 신세계 계열사 매장이나 다른 업체의 매장 사진을 자신의 SNS에 거의 올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정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가 킴스클럽 인수를 위한 사전답사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11월 매출 1조원에 달하는 하이퍼마켓 사업부문 킴스클럽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0년 이후 센트럴시티, 킴스클럽마트, 톰보이 등 12개 기업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해는 자회사인 신세계푸드를 통해 세린식품 인수를 마치고, '스무디킹코리아'의 국내 사업권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일단 신세계 측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지만, 업계는 정 부회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같은 신세계의 행보가 그동안 줄곧 외쳐왔던 중소상공인들과의 '상생'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사실 신세계는 지난 2011년에도 이랜드가 운영하던 킴스클럽마트(기업형 수퍼마켓)를 인수하면서 점포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선두업체들을 바짝 추격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정 부회장은 "인수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지만, 결국 최종 인수자로 선정돼 단기간 유통망 확장에 성공했다.

특히 2012년 4월 첫 선을 보인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경우 '변종 SSM(SSM의 상품공급점 형태)' 논란이 불거지자, 2013년 국정감사에서 "추가출점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해 197개까지 문을 열었다.

최근 정 부회장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이마트 '국산의 힘 프로젝트', '상생 채용 박람회' 등에 대한 진정성 논란이 불거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쪽에서는 상생을 외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덩치키우기에 급급한 유통공룡의 행태가 올해에도 반복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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