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장갑 낀 은행장에 대한 짧은 기억
고무장갑 낀 은행장에 대한 짧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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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은행들이 전하는 소식들을 접하고 있으면 일차적으로 ‘흐믓’한 마음이 먼저 앞선다.

‘돈’과 관계된 업무를 보는 딱딱한 이미지의 철통같은 은행이 아니라 정말 우리네와 함께하려는 은행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은행들의 ‘공익성’이 커지면서 사회공헌활동을 비롯해 서민들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달 은행 사회공헌 사업에 약 20억원을 지원한 바 있고, 하나은행은 ‘하나공익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을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아름다운은행’(자원봉사 사이트) 안에 사이버 자선 경매장을 마련해 임직원들과 유명 연예인의 기부 물건을 판매, 판매금을 기부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한 우리은행은 나눔 행사인 ‘아름다운 가게’ 행사를 확대 실시해 수익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외환은행은 외환은행 나눔 재단을 통해 기금을 마련, 지원하고 있으며, 농협도 최근 인터넷뱅킹을 통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나누미 서비스’를 마련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이웃사랑 실천이 ‘후끈’ 하니 사시사철 중대사가 일어날 때마다 펼쳐지는 은행들의 사회활동은 이젠 당연한 의무조항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물론 이같은 은행들의 사업은 일차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관리 차원이라는 목적이 더 강하다.

조금 더 친근한, 조금 더 편안한 은행으로 다가가야만 고객들의 마음잡기가 더 쉬울테니 말이다.

어떤 이는  “모두 계산하고 짜여진 사업일 뿐인데 마치 진짜 서민들을 생각하는 것처럼 보여진다”고 나무라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더 아량을 베풀어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어찌됐건 은행들이 점차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은 사실이고, 이로인해 득을 보는 것도 ‘고객’인 우리일 테니 말이다.

‘고객’없는 은행이란 없다고 하듯, 우리에게 ‘은행’없는 사회는 생각해 볼 수가 없다.

은행이 ‘고객’을 상대로 밥벌이를 하듯이 우리도 은행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셈 치면 굳이 은행들의 공헌 활동에 선입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얼마 전 김장 행사에 참가해 환하게 웃는 모 은행의 행장 모습이 생각난다.

몹시 날씨가 추운날인데도 고무장갑을 끼고 아줌마들과 환하게 웃고 있는 행장의 모습은 마치 이웃집 아저씨를 연상케 했다.

국내 몇 위라는 수식어를 달기보다 ‘이웃집 같은’ 은행이라는 수식어를 달아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은 괜한 망상일까.

앞으로 은행들의 이같은 사회활동이 빛을 발하면 발할 수록 저절로 이같은 수식어를 붙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는 오늘이다.
 
남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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