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용산역 면세점, 한국판 아키하바라의 '꿈'
[기자수첩] 용산역 면세점, 한국판 아키하바라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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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일컫는 시내면세점이 용산역에 똬리를 틀었다. 하지만 용산을 '한국판 아키하바라'로 만들겠다고 제시한 청사진은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

인근 상인들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시내면세점 특허권만 획득하면 날개를 달 것만 같던 사업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모습이다. 개점을 서두른 탓에 완벽한 면세점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 관광업계의 비성수기까지 겹치니 관광객 유치도 쉽지 않다.

면세점 오픈 이후 활기를 되찾을 거라 확신했던 전자상가 상인들 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로 오후 4시부터 6시사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찾아오지만 면세점만 둘러보고 곧바로 이동한다.

면세점과 직접 맞붙어 있는 용산역 디지털전문점 상인들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HDC신라면세점의 특허권 획득에 기뻐했으며 무엇보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독립된 공간으로 개점했다. 현재 프리오픈한 3층부터 6층까지 용산역 방면으로 단 1개의 출입문만이 존재한다. 콘크리트 벽으로 면세점을 철저히 격리 시킨 상태론 외국인 관광객들이 용산역 일대를 관광하기란 어불성설로 보였다.

물론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오는 3월 그랜드오픈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동시에 면세점이 용산역 일대를 홍보할 수는 있지만 손님을 직접 끌어다 앉히는 것은 '과도한 기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업들이 여행사 리베이트를 통해 단체 관광객을 용산에 유치해도 결국 영세 상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고유의 관광 상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야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면세점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전자상가 문화관광 형성은 결국 기업과 지자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상인들 스스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HDC신라면세점은 오는 3월 그랜드오픈에 맞춰 전자랜드와 협업한 관광콘텐츠를 활성화 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지역 상권 활성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과 상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차차 일궈내겠다는 계획이다.

불과 6개월 전 특허권을 획득하기 위해 연일 '상생'을 외치며 고군분투했던 HDC신라면세점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한국판 아키하바라'라는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에 그치지는 않을지 수많은 시선들이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그랜드오픈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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