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 늪에 빠진 고추장·된장…돌파구 있나?
간편식 늪에 빠진 고추장·된장…돌파구 있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뉴얼에도 매출 하향곡선…기능성 장류 개발 집중

▲ 사진=CJ제일제당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1인가구 증가와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전통의 장류인 고추장과 된장이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장류업계는 곤두박질 치는 매출 회복을 위해 리뉴얼과 웰빙트렌드에 맞춰 주원료를 바꾸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21일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년동월대비 월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니 고추장과 된장 모두 지속적인 역신장을 기록했다. 이들 제품을 찾는 수요가 계속 줄고있다는 의미다.

고추장의 경우 지난해 1월 전년동월대비 -16.7%가 줄었다.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감소폭의 차이가 있을 뿐 지난해 12월 -16.8%, 올해 1월 들어서도 -11.4%로 매출이 감소했다.

된장은 그나마 '쿡방 열풍'으로 집에서도 요리하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6월(5.2%)부터 10월(8.4%)까지는 마이너스 신장을 면했다.

그러나 이외에 기간에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 지난해 11월(-16.5%), 12월(-24.5%), 올해 1월(-19.4%)까지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이에 국내 장류시장 규모 또한 지속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가 5~10%정도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매출부진을 타개하고자 지난해 장류업계는 고추장과 된장 제품에 변화를 시도했다.

대상 청정원은 순창고추장 전체 매출의 60%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의 원료를 쌀에서 '현미'로 바꿨다. 또 다양한 매운맛을 세분화 해 라인업을 확대하기도 했다. 대상은 자체 매운맛 등급제에 따라 '불타는 매운맛', '매운', '찰고추장', '덜 매운' 등 4개로 나눴다. 대상의 유기농 브랜드 초록마을도 고추장에 단양 육쪽마늘을 첨가해 씹히는 맛까지 더한 '단양육쪽마늘고추장'을 내놨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해찬들 '자연의 시간표대로' 냉장 고추장, 된장, 양념듬뿍쌈장, 보리쌈장 등 총 4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전통장과 시판장을 섞어먹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가 연구개발한 '200일 발효숙성 기술'을 적용해 전통장에 가까운 깊고 구수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된장도 변신을 꾀했다. 샘표는 지난해 2월 간장을 빼지 않고 토장을 해먹던 옛 선조들의 방식을 재현한 '시골집 토장'을 선보였다. 간장의 맛 성분이 고스란히 담겨 맛이 더욱 진한 것이 특징이다. 청정원도 간편하게 끓이기만 해도 손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는 '그대로 끓여도 깊은맛 우렁된장찌개'와 '그대로 끓여도 시골맛 청국장찌개'를 선보였다.

신송식품은 생양파, 마늘, 하동 대봉감을 넣어 양념 맛은 살리고 염도를 낮춘 '신송 쌈장'과 '신송 된장'을 리뉴얼 출시했다. 초록마을은 유명 한식 가정요리 연구가 심영순 선생의 비법으로 만든 양념장인 '향신장'을 내놨다. 이 제품은 국내산 원료로 만든 간장에 양지육수, 벌꿀, 무농약 채소를 넣어 정성껏 달였다.

▲ 사진=대상

더불어 대상 청정원은 '햇살담은 간장' 브랜드를 18년 만에 리뉴얼하며 '발효'라는 리브랜딩으로 내수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까지 잡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CJ제일제당, 대상 등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장류'의 개발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전국 각지의 전통장과 메주 명인들을 찾아 전통장의 복원과 표준화를 위해 발효 균주와 균주를 활용한 발효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체 신균주가 적용된 제품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해찬들 논산 공장에 기술과 설비 투자 진행해 2013년부터는 '해찬들 우리쌀로 만든 태양초골드고추장'에 신균주를 적용해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고추장의 항비만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도출돼 전통 장류가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 글로벌 제품으로 부상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대상의 경우 순창군에 있는 미생물센터 등과 협력해 기능성 장류를 위한 종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뉴의 다양화, 한식식사 감소, 외식 및 편의식의 증가 등으로 앞으로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최근 쿡방 열풍 때문에 집에서 요리해먹는 사람들이 늘게되면 전통장류를 다시 선호하는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