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묶인 부산~제주 여객선 2척의 운명은?
발묶인 부산~제주 여객선 2척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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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으로 경매 넘어가…선사 회생절차 신청

부산∼제주 항로를 다니던 카페리여객선 2척이 1년 가까이 발이 묶여 있다.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만날 것으로 보였으나 선사 측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나서 배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서경카훼리가 운영하던 아일랜드호(5천223t)는 지난해 3월 21일부터, 파라다이스호(6천626t)는 지난해 6월 28일부터 운항을 중단한 채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에 기약없이 머물고 있다.

선사가 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압류돼 경매에 부쳐진 때문이다.

2013년 4월 제주 항로에 투입돼 주 6회 왕복운항하던 이 배들은 세월호 참사로 승객과 화물이 40%가량 감소한 데 이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파라다이스호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2차 경매에서 부산에 본사를 둔 동북아해운이 76억원에 낙찰받았다.

동북아해운은 동일조선이 연안여객선 사업을 위해 새로 만든 회사로, 서경카훼리의 제주항로 면허를 승계해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선 관련 법에 따라 서경카훼리가 운항하던 여객선 2척을 모두 인수해야 한다.

동북아해운은 아일랜드호도 경매에서 낙찰받아 제주항로 면허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아일랜드호 경매는 1,2차에서 모두 유찰됐고, 2월 16일에 3차 경매가 열린다.

동북아해운은 아일랜드호까지 낙찰받아 제주항로 면허를 확보하게 되면 파라다이스호는 다시 제주 뱃길을 다니게 되지만 아일랜드호는 한국을 떠나야 한다.

파라다이스호는 화물 비중이 80%로 설계된 반면 아일랜드호는 승객 비중이 80%에 달해 승객보다 화물 수요가 많은 제주항로 특성상 운항할수록 적자가 날 수밖에 없어 동남아시아 등지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동북아해운 측은 설명했다.

파라다이스호는 한달여간 수리를 거쳐 이르면 4,5월께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해운의 이런 계획에 변수가 생겼다.

서경카훼리가 지난해 말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때문이다.

법원은 이달 10일 회생절차를 개시할지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서경의 재산처분을 금지하는 명령을 했다.

이에따라 파라다이스호를 낙찰받은 동북아해운은 이달 20일이 기한인 잔금 납부도 못하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다만, 아일랜드호 경매는 공유채권 때문에 2월 16일에 계속될 예정이다.

법원이 서경카훼리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모든 채무가 동결되고 여객선 2척의 경매도 무효가 된다.

여객선은 계속 서경카훼리 소속으로 남아 법원이 파견한 경영인에 의해 정상화 방안을 찾게 된다.

동북아해운 관계자는 "법원이 아일랜드호의 3차 경매가 열리는 2월 16일전까지 서경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2척을 모두 인수한 뒤에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되면 경매가 무효화돼 동북아해운 측으로선 헛고생만 한 셈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유일한 연안항로인 제주 뱃길이 장기간 끊기는 바람에 승용차를 갖고 제주를 가려는 여행객은 전남 목포, 장흥까지 가야 하고 화물차들고 마찬기지로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감귤 등 농수산물 수송에도 시간이 비용이 훨씬 더 들어 관광업계와 물류업계는 하루빨리 뱃길이 다시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

제주 항로를 다니던 여객선의 운명은 서경카훼리의 회생 가능성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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