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島, 잦아드는 집값 새 '뇌관'되나
영종島, 잦아드는 집값 새 '뇌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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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토지보상금 총 10조...금융회사보다 부동산으로 '직행'?
행정도시에 이어 이번엔 영종도발 부동산 시장불안이 재발되는 것은 아닌지.
올해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풀리는 토지 보상금 규모가 무려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필 불씨로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 보상금은 내년부터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게 되면서 주민들이 올해안에 보상을 요구했기 때문에 대부분 연말에 집중적으로 풀리게 된다.
이와함께, 행정도시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쉽게 번 돈'이 흥청망청쓰이면서 사회적 위화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걱정도 많다.

<>영종도 보상금 행정도시보다 많아
우선,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인구 12만명 규모의 신도시가 들어설 영종지구.
내년 상반기부터 500만평에 대한 토지 보상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올해안에 모두 마치기로 했다. 이곳에 풀리게 되는 토지 보상비만 무려 5조 원으로 추산된다.
578만 평 규모의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인천시 중구 영종면 중산.운남.운서동 일대)에 대한 토지보상은 15일부터 모두 5조여원의 보상금이 한꺼번에 풀린다.
5300여 명의 지주에게 돌아갈 보상금은 충남 연기군의 행정중심복합도시(4조6000억원)를 넘어서는 규모.
여기에 수도권 국민임대주택단지와 서울 도시개발지구의 토지 보상비도 연말까지 지급된다. 이렇게 되면 10조 원이 넘는 엄청안 돈이 수도권 일대에서 한꺼번에 풀리게 되는 것이다.
한은의 진단은 이미 현재 상태도 과잉유동성 상태. 때문에 이 돈이 최근 불안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 들 경우 또 다시 불씨를 지필 수도 있다. 

<>은행, 증권등 금융회사 총 출동
문제는 이 돈들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한국토지공사 인천지역본부 영종보상사무소가 있는 공항신도시에는 그동안 한 곳도 없었던 증권사들이 잇따라 들어서는 등 금융회사들의 토지보상금쟁탈전이 일찌감치 시작됐다.
외환은행 공항신도시 출장소가 공항 개항(2002년 3월)과 함께 2002년 5월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며 영종ㆍ용유 새마을금고가 2002년 11월, 국민은행 인천공항신도시출장소는 2004년 5월에 문을 열었다. 농협도 지난해 문을 열었으며 우리은행은 오는 21일 개점하기 위해 공항신도시 롯데마트에 지점 개설을 추진 중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최근 들어 잇따라 영종지구 보상지원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등이 개점했거나 준비 중이다.
토지공사는 영종지구 토지주 가운데 영종 주민들에게는 보상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외지 토지주(부재지주)에게는 1억원 미만은 현금, 1억원 이상은 채권으로 지급할 계획. 금융회사들은 현장에서 이들 뭉칫돈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금융회사들은 보상금을 유치하기 위해 '세무상담', '보상채권 고가매입'등을 내세우며 벌써부터 토지주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증권사들은 주로 단기 상품인 종합자산관리통장(CMA)과 환매조건부채권(RP), 수익증권 등으로의 자금 유치에 총력을 경주한다는 전략이다.
영종도는 지금 길거리에서 토지담보 대출을 '좋은 조건'으로 해주겠다는 등의 현수막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투기 분위기...상당수 부동산 직행? 
그러나, 전문가들은 관행에 비춰볼 때 적어도 토지보상비의 60% 이상이 인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량의 돈이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다시 부동산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것이다. 인근 부동산 가격도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기대감을 품고서 말이다.
때문에 증권, 은행, 보험회사 등이 잇따라 몰려들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로 보아 금융회사로 흘러들어갈 돈이 과연 얼마나 될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과거 고금리시대엔 일단 은행등 금융회사에 돈을 넣고보자는 식이였지만, 작금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과 투기심리 때문이다.
실제로 행정복합도시의 경우 보상받은 사람들이 강남과 분당 등 인기지역 아파트를 사면서 과열양상 보였었다. 올 연말 보상비도 토지 규제 심화로 토지시장 대신 아파트와 상가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마땅한 대책 없어
영종도 인근의 분위기는 이미 일부 땅 주인들의 경우 보상금 수령 전부터 재투자 차원에서 주변 땅이나 아파트 투자 상담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토지 보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변 땅값이 20% 정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근 섬들의 땅값마저 급등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이들 토지보상비가 인근 지역 투기자금으로 몰린다해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금융회사들의 영업력말고는 사실상 믿을 게 없다.
연말에 집중적으로 풀리는 토지보상금 10조!. 이들  뭉칫돈의 향방이 잦아들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또 한번 들쑤셔놓을 지 아니면 '찻잔속 태풍'으로 끝날 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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