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양극화로 중산층 몰락...자살충동 10명중 1명꼴

우리나라 국민중 현재의 생활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은 10명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생동안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응답이 절반에 육박했고, 10명중 1명 이상이 지난 1년간 자살 충동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지난 7월 전국 3만3천가구의 만 15세 이상 가구원 약 7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통계조사(가족.보건.사회참여.노동)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우선, 국민중  생활의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은 10명 중 3명 꼴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면, 직업, 건강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 사람은 전체의 28.9% '보통' 38.8%, '불만족' 32.3%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2003년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만족'과 '불만족' 비율은 각각 8.5%P, 4%P 증가한 반면, '보통'이라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12.5%P 감소했다.
경제적 양극화와 생활 만족도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소득과 직업, 교육, 재산 등으로 고려한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1.5%였고 '중간층' 53.4%, '하층' 45.2%였다.
이는 2003년 조사 당시 '상층' 1.4%, '중간층' 56.2%, '하층' 42.4%와 비교하면 '상층'은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중간층'은 감소하고 대신 '하층'이 늘어난 것이다.
역시, 경제적 측면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간층이 앏아지고 빈곤층이 증사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한편, 일생동안 본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가구주는 전체의 27.5%인 반면, '낮다'는 가구주 비율은 46.7%로 나타났다.
계층 이동의 가능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청소년(15∼24세)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 1위는 국가기관(33.5%)이었고 대기업(17.1%), 법률회사 등 전문직기업(15.4%), 공기업(11.0%), 자영업(9.8%) 등으로 나타났다. 국가기관과 공기업을 합칠 경우 청소년 두 명 중 한 명, 즉 절반이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직업의 안정 지향 추세는 직업선택요인 조사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데, 15세 이상 인구가 직업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안정성'(32.6%), '수입'(31.7%)으로 나타났다.
 
한편, 15세 이상 인구의 10.3%가 지난 1년 동안 적어도 한 번은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조사돼 충격적이다.
자살 충동 비율은 남성(11.5%)보다는 여성(9.0%)이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40대(12.7%)와 50대(11.6%)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48.2%)을 꼽았고 '가정불화'(15.4%), '외로움.고독'(12%) 등의 순이다.
연령별로는 10대는 '학교성적.진학문제'(56.1%), 20대 이상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주로 자살하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이와함께, 월평균 소득이 200만-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배우자나 미혼자녀가 다른 지역에 사는 비율이 19.4%에 불과했으나, 300만-400만원 미만은 20.1%, 400만-600만원 미만은 24.2%로 점차 높아졌다. 6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가구는 무려 26.9%나 됐다.
특히, 월평균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는 가족이 해외에 살고 있는 비율이 25.6%로 소득계층중 가장 높았고, 따로 사는 이유도 '학업'이 56.6%에 달했다.
 
한편, 청소년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공부'(35.0%)가 가장 많았으나 '직업'이라는 응답도 2002년 6.9%에서 올해는 29.6%로 급등했다.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