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역간 장벽이 무너지면서 종합적인 재무설계를 제공하는 전문인력 확보가 전 금융사에서 화두가 되고있다. 보험업계도 실적이 조금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설계사들에게는 여지없이 스타우트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모 설계사는 농담조로 요즘처럼 설계사들이 대접받는 시대는 없을 것이라며 자평했다. 

외국계 생보사에서 시작된 남성전문설계사에 대한 희소성은 사라지고 이젠 어딜가나 볼수 있는 재정컨설턴트가 자리하고 있다.
 
 설계사라는 직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는 크게 향상되고 수입은 더욱 짭짭해진 지는 몰라도 과거 전문설계사들이 느꼈던 ‘타인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일에 대한 보호를 해주는 인생설계’라는 의식은 사라지고 설계사는 이제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될 뿐이다.

수수료를 조금 이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회사에 불이익이 되는 사안들도 고객들에게 이용하라고 제시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지금 보험사들의 현실이 딱 그 상황이다. 업계는 현재 스카우트 대전이 일고 있다. 회사마다 리쿠르트 비용을 수천에서 수억원까지 책정하며 그야말로 설계사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조금이라도 높은 수입을 올리기 위해 이쪽저쪽을 옮겨다니는 설계사들이 실적만 높다고 해서 검증된 설계사라고 할수 있을까 싶다. 보험사의 광고처럼 일생관리가 필요한 고객들을 내팽겨 둔체 말이다.

물론 설계사 육성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자되기 때문에 차라리 조금더 수당을 주더라도 능력이 좋은 설계사를 데려 오는 것이 편하긴 하다.

그러나 설계사들 사이에서 이러한 의식이 만연된다면 오히려 육성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초과한 손해가 날 가능성도 크다. 그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회사도 회사지만 아무래도 고객들이 아닐까 싶다.

얼마전 모 대형사 지점으로 소위 잘나간다는 설계사 인터뷰를 나간적이 있다. 그 설계사의 능력이 얼마나 될지 몰라도 기자와 인터뷰 도중 오늘은 평민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에 국산 중형차를 몰고 영업에 나가야 겠다는 전화통화를 지인들과 했다. 잠시동안의 인터뷰였지만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불과 2년여전만 하더라도 전문설계사라 지칭되는 우수한 실적을 가진 설계사들과 만나보면 보험에 대한 분명한 사명감 비슷한 의식이 있었다. 왜 이직업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대부분이 인생에 대한 조언자로써 타인의 불행을 막아주는 역할에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요즘은 농담인지 진담인진 몰라도 수당이 많으니까라는 대답이 주류다.

금융 통합법 제정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다. 시장영역의 확대로 전문조직의 확보가 최대의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정도 점차 까다로와 지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당장의 회사 실적도 중요하지만 열명의 우수설계사보다는 자신이 왜 이런일을 하며 고객관리에 대한 철칙을 가진 전문 설계사 한두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김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