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설계사들의 '밥그릇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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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새해 보험권 수장들이 '변화'와 '경쟁'을 외치고 있을 때 보험업계 한편에서는 이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집단행동이 벌어졌다.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는 불완전 판매는 물론 설계사의 이익과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보험 설계사 모임 커뮤니티(보사모)' 회원들이 대규모 집단 행동을 예고한 것이다.

보사모 관계자는 "보험다모아는 보험산업 발전을 위해 힘써온 설계사를 배재한 정책"이라며 "(금융당국과 보험사가) 설계사를 '호구' 취급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향후에도 보험설계사들에게 불리한 정책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는 점에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설계사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과거 방카슈랑스 개방 당시 상황과 거의 흡사하다. 당시에도 설계사들은 "방카 4차 개방은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 확산과 설계사, 대리점 등의 실업 확대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보험설계사 외에 다른 판매채널이 도입될 때마다 '수익'과 '생존권'을 이유로 집단행동을 반복해 온 셈이다.

물론 설계사들의 주장도 일면 설득력을 갖는다. 만약 새로운 판매채널이 보험시장을 급속히 잠식할 경우 30만에 육박하는 설계사들의 일자리 불안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려 방카슈랑스 도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설계사 수는 오히려 매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생·손보협회에 등록된 설계사는 2008년 3월 기준 21만5736명이었지만, 2015년 3월 기준 28만5387명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른 초회보험료 실적도 타 판매채널과 비교해 월등하다.

반대로 인터넷보험 판매실적은 지난해 4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만 41억원으로 증가 추세지만 설계사, GA 등 대면채널에 비하면 0.03%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설계사들의 집단행동이 생존권보다는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로 해석하는 것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보험설계사들이 국내 보험산업을 이끌어온 핵심 주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완전 판매와 각종 보험사기 등 설계사 중심의 보험산업이 불러온 폐해 역시 간과하기는 어렵다.

지금 이 시간에도 금융업을 비롯해 다양한 업종이 핀테크로 대변되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살아남기 위한 자기 혁신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보험업계 수장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인용해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는 자는 강한 자가 아닌 '적응하는 자'라고 했다. 더이상 '고여있는 물'이 되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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