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직진출 '붐'…13억 中시장에서 답 찾는다
화장품업계 직진출 '붐'…13억 中시장에서 답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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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고급 백화점 내부에 입점한 한방 화장품 설화수. (사진=김태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인구 13억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기진출 브랜드는 프리미엄 정책으로 지속성장을 모색하고 신규 브랜드들은 중국 직진출을 꾀하고 있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류 무역수지 잠정치는 12억1628만 달러로 흑자 폭이 사상 처음 10억 달러를 넘었다. 전체 수출액은 29억3477만 달러이며 이중 11억9520만 달러(40.7%)가 중국에 해당된다. 전년 대비 99.9% 증가한 수치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세계 2위로 연 10% 이상의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2월부터 일본을 제치고 중국 화장품 수입국 2위로 올라섰다. 지난 2014년 프랑스, 일본, 미국에 이어 4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두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K뷰티'가 중국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다 보니 대기업뿐만 아니라 브랜드숍, 중소·중견기업들이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대기업 최장 20년간 공략…프리미엄  전략

국내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1993년 중국 선양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선양, 장춘, 하얼빈 동북 3성을 중심으로 백화점 등에 '아모레' 브랜드를 공급했다. 이후 2000년엔 아모레퍼시픽 차이나를 설립하고 라네즈·설화수·마몽드·에뛰드·이니스프리를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라네즈는 2002년 9월 상해의 1급 백화점을 필두로 중국시장에 진출, 현재 359개 백화점에 입점한 상태다. 이후 △마몽드 2005년 △설화수 2011년 △이니스프리 2012년 △아이오페·려 2015년 등 중국 진출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명품 한방화장품 설화수는 단일 브랜드 국내외 합계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1년 3월 북경 1호점 오픈 이후 현재까지 주요 도시의 최고급 백화점 7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중국 상해에 글로벌 매장을 오픈하며 북경과 선양 지역 등에서 170여개 매장을, 아이오페는 지난해 6월 베이징 한광(韩光) 백화점을 시작으로 현재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외에도 차세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로 헤라를 육성하고 있다. 헤라는 중국 시장에 앞서 홍콩에 글로벌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 중국 베이징 한광백화점에 위치한 아이오페 1호점. (사진=아모레퍼시픽)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의 지속성장을 위해 2014년 중국 상해 가정구에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신축했다. 상하이 뷰티사업장은 연구·생산부터 중국 전역 물류유통까지 가능하며 본품을 기준으로 연간 1억개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에서는 마몽드,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 중국 현지 상품 일부를 생산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상해법인을 중심으로 상해·항주·남경·북경 등 중국 내 17개 영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340여 매장과 전문점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 중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화장품 사업에 철저한 '고급화 전략'과 'VIP 마케팅'을 내걸었다. 최근 중국 여성들의 고급화, 고소득화 추세로 인해 고가의 고급 제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궁중 화장품 '후'를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후는 2006년 9월 중국 론칭 이후 상해의 최고급 백화점 111개에 입점한 상태다. 'K뷰티' 열풍 이후 전년 대비 기준 △2013년 88% △2014년 143% △2015년 상반기 260%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미샤를 전개하는 에이블씨엔씨는 2006년 북경지사 설립으로 중국에 첫 진출했다. 중국 현지 OEM(주문자제조생산) 및 ODM(제조업자개발생산)을 통해 제조·판매를 진행해 왔다. 현재 중국에 12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중 40여곳은 직영점이다.

에이블씨엔씨 중국법인 매출은 2012년 180억원, 2013년 344억, 2014년 376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총 매출은 450억원으로 추정되며 전년 대비 15%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샤의 '수퍼아쿠아 스네일 크림'이 중국의 위생허가를 취득했다. 달팽이 추출물 원료에 대한 위생허가는 국내 기업중 최초다.

◇ 중저가 브랜드 직진출…현지 공장신설 박차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13년 말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알로에 수딩젤'은 중국 시장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 온라인마켓 티몰에서 하루 동안 10만개 판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이 여세를 몰아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베이징 중앙역과 베이징남역 등에 5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으며 올해 상하이, 광저우, 심천, 항저우 등 도시를 중심으로 100여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5월 베이징과 상하이에 3개 매장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칭다오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현재 52개 매장과 500여개 샵인샵을 운영하는 등 빠른 속도로 중국매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에는 중국 직진출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중국 현지공장 설립을 위해 평호경제기술개발구관리위원회와 6만4000㎡ 규모의 토지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 중국 연태 다위에청 토니모리 매장 모습. (사진=토니모리)

해당 부지는 OEM·ODM 사업을 위한 화장품 공장을 세우는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공장은 오는 3월 준공을 시작해 연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17년부터 공장을 가동해 중국 내 매출과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중국 온라인 유통시장 확보를 위해 토니모리는 한양하이타오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하이타오 글로벌 한류관에 입점, 18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직구족들에게 토니모리 제품을 직접 판매한다.

잇츠스킨 역시 지난해 12월 상장과 동시에 중국 직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모회사인 한불화장품이 중국 내 화장품 생산 공장 신설 계획을 밝히면서 직진출 '청신호'가 켜졌다.

한불화장품은 지난달 공장 신설 계약을 마무리 했으며 내년 3월경 착공에 들어간다. 공장의 가동 시기는 오는 2017년 3월~6월 사이로 예상된다. 또 한불화장품이 애경그룹의 아토피 전문 화장품 '네오팜'을 인수하면서 엽계는 양사의 시너지를 예견하고 있다.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이사는 "중국 정부가 올해 1월1일부터 두자녀 정책을 시행하면서 유아용 화장품에 대한 중국시장 높은 수요가 예상 된다"며 "한불화장품의 중국공장이 가동되면 잇츠스킨과 가족이 된 네오팜이 함께 중국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고 말했다.

이외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 메디힐은 온라인 유통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중국 1위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 마스크 팩 판매 1위를 차지했고 현지 25개 면세점에 입점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디힐은 온라인 유통을 중점으로 오프라인 매장까지 직진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현지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진출은 여러 각도로 조명할 수 있다"면서 "이미 중국내 유통 경로를 확보한 기진출 브랜드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국내 직접 생산 후 수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생산된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을 신뢰하고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반면 신규 진출하는 업체들은 중국 현지 화장품 생산 공장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직접 공장을 설립하는 등의 직진출 방법을 택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위생허가심사가 강화되면서 중소기업들이 이를 통과하기 위한 절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 현지 생산 제품은 별도의 위생허가 없이도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 현지 생산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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