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결산] '생존경쟁' 내몰린 철강업계, 내년은?
[2015 결산] '생존경쟁' 내몰린 철강업계, 내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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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올해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요 업체들에 대한 비리수사 역시 업계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결국 철강업계는 구조조정이란 '생존카드'를 꺼내들며 사업재편에 나섰다. 부실 계열사 매각, M&A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몰두, 치열한 생존 게임을 펼치고 있다.

◆ 발목 잡는 중국산 철강재

올해 철강업계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역시 중국산 저가 철강재였다.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중국 철강업체들이 싼값에 재고 처리에 나선 것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국내 철강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10월 중국산 철강재 수입물량은 총 1150만9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3.0% 늘었다. 국내 수입 철강재 전체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62.1%에 이른다. 최근에는 주요 수요처인 조선, 자동차, 건설 등이 불황에 빠지면서 공급 과잉뿐만 아니라 수요도 줄고 있다.

여기에 철광석·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철강업체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원자재 철광석의 중국 텐진항 도착 가격은 톤당 39.43달러로 올해 1월 70달러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마진이 높아져 철강업체들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최근 과잉공급으로 인한 제품가격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그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

◆ 비용절감 '구조조정' 칼 빼들다

철강업계는 경영여건이 악화되자 계열사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강력한 위기극복 의지를 보였다. 포스코는 올해 말까지 매각·청산·합병 등을 통해 19개의 계열사·사업 부문 정리 작업을 마무리한다. 이미 15개 비핵심 계열사·사업 부문을 정리했으며, 4개사를 추가로 정리할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는 국내 47개, 해외 181개 계열사를 오는 2017년까지 각각 50%, 30% 가량 감축하기로 했다. 현재 구조조정 작업의 25% 정도가 완료된 상태다.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2017년 포스코의 국내 계열사는 22개, 해외법인은 117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과의 합병, 사옥 페럼타워 매각, 포항 후판2공장 폐쇄 등 활발히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동국제강이 보유한 포스코, 포스코강판, 한국철강, 웅진홀딩스 등 상장사 주식도 전량 처분했다. 가격인하 압박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후판 사업은 당진 3후판공장 단독 생산체제로 재정비했다. 포항 2후판공장은 내년 상반기경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사업구조 재편 보다는 자동차강판을 주력으로 하며 내실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흡수 합병에 이어 자동차강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당진에 제2냉연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비리수사는 철강업체들의 구조조정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3월 포스코건설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수사는 8개월 동안 이어진 결과 포스코 전·현직 임원 17명이 기소됐다. 동국제강도 검찰수사에 직격탄을 맞으며 장세주 회장은 실형을 선고 받았다.

◆ 내년 회복 가능성 '암울'

철강업계는 회복 시기를 전망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다. 철강업이 경기에 민감한 데다 공급과잉, 수요 감소 등 글로벌 철강업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산 철강 등 수입재 부담도 여전하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2016년 수급전망 자료에 따르면 내년 철강재 내수 판매는 5561만톤으로 올해 대비 0.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상반기까지 건설용 철강재 호조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자동차 생산도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도 '2016년 산업전망'에서 내년 철강 산업이 1% 이내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은행은 국내 철강업계가 수출 확대를 지속 추진하겠지만 중국의 과잉생산물량 수출 확대, 철강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산업은행은 "철강 산업이 내년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심화되는 수출경쟁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산 수입에 따른 국내시장 잠식에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내년 상반기에는 업황 개선의 움직임이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2주 동안 중국산 열연과 냉연 가격이 각각 7.5%, 8.2% 올랐기 때문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철강업체들의 가격 인상 의지가 강한 점을 고려하면 지난 11월에 중국 철강 가격이 바닥을 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 1분기에는 한국 철강업체들의 실적도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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