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결산] 움츠린 항공업계…LCC는 '훈풍'
[2015 결산] 움츠린 항공업계…LCC는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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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올해 항공업계는 메르스 사태로 유탄을 맞기도 했지만 저유가와 환율 효과 덕에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는 다소 훈풍이 불었다. 대형항공사(FSC)는 여객감소에 따른 영업손실 탓에 비상경영에 돌입한 반면 LCC들은 앞다퉈 여객기를 도입해 노선을 중장거리로 확대하면서 점유율 싸움에 열을 올렸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 제주항공이 상장한 이후 내년 LCC의 추가 상장이 예정돼 있고, 6번째 LCC인 에어서울이 첫 운항을 앞둬 업체간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메르스 여파에 FSC '울상'…저유가에 LCC '방긋'

올해 항공업계의 최대 악재는 메르스 사태였다. 특히 대형항공사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1분기 189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대한항공은 메르스 여파로 2분기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CI (사진=각 사)

대한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2조7860억원, 영업손실 26억원, 당기순손실 16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작년 2분기보다 3.8% 감소, 영업손실 규모는 작년보다 171억원 줄었다.

1분기 7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메르스 탓에 여객이 급감하면서 614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1조3336억원, 영업손실 614억원, 당기순손실 854억원을 냈다. 작년 2분기 대비 매출액은 5.4% 줄었고 같은 기간 30억원의 영업이익이 614억원의 영업손실로 바뀌어 적자 전환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초대형 항공기인 A380 4대를 제외한 나머지 여객기의 퍼스트클래스를 모두 없애기도 했다.

반면 올해는 저유가와 환율 효과 등으로 LCC가 급성장하는 한 해이기도 했다. 각 사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몰이에 나서면서 이익도 크게 올랐다.

실제 제주항공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4534억원으로 지난해 3780억원보다 20%가량 늘었다. 누적 영업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140% 급증한 47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3511억원, 영업익 169억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흑자를 낸 진에어는 올해 목표 매출 501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에어부산 역시 취항 첫 해인 2008년 연간 매출은 58억원이었으나 올해 약 4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LCC 입지확대…국제선 점유율 30% 전망

국내 대형항공사가 독점하던 항공운송산업이 LCC 중심으로 재편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도 LCC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운항 노선 중 국적사 점유율은 62.6%였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는 51.1%, 저비용항공사는 11.5%다.

▲ 2015년 항공사별 한국 국제여객 시장 점유율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특히 저비용항공사 분담률은 2011년 4.3%에서 지난해 11.5%로 급성장했다. 실적은 대형항공사가 2013년 대비 5.0% 증가한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15.9% 큰 폭 올랐고 점유율 역시 50.7%를 시현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올해 10월 인천공항 기준 LCC 국제 여객기 운항편수는 지난해 대비 55% 증가해 국제 여객기 운항 편수의 13.2%를 차지했다"며 "이는 단순히 FSC 고객이탈 뿐 아니라 신규 여행 수요가 창출되고 있어 업계 전반의 호재"라고 말했다.

아시아나의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자본금 150억원)이 6번째 LCC로 이름을 올리면서 내년 LCC 기업들의 입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어서울의 운항 노선은 모두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취항을 이어받는 수준이나 경쟁상대가 대형항공사에서 LCC로 바뀐 만큼 경쟁 강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여기에 올 한 해 LCC들의 신규도입 항공기가 19대에 달하며 역대 최다 규모였다는 점도 내년 경쟁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 LCC들은 내년에도 항공기를 추가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별로는 이달 말 기준 △제주항공 22대 △진에어 19대 △에어부산 14대 △이스타항공 13대 △티웨이항공 12대를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에 따라 내년 연간 LCC 이용객 수는 1분기부터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LCC의 국제선 점유율은 30%까지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CC 기업들의 상장 여부도 눈여겨 볼만하다. 제주항공은 올해 11월 LCC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뒤이어 에어부산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금호아시아나그룹 내홍 탓에 내년으로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상반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 상장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 (사진=현대증권)

아울러 LCC 기업들의 가격 경쟁에 따른 '치킨게임' 우려도 제기되면서 기본 LCC에서 벗어난 차별화 전략도 점쳐진다. 형태별로는 △ULCC(Ultra Low Cost Carrier) △장거리 LCC(Long-haul LCC) △Hybrid LCC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CC의 지속적인 국제노선 확대로 인한 경쟁 심화 등은 부정적인 요소이나 항공업계 전반에서 LCC가 중추 역할을 하는 만큼 항공사 간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LCC들의 항공기 추가도입, 국제노선 확대, 국제선 여객 증가추이 및 LCC 시장점유율 상승세를 감안할 경우 LCC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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