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위한 전자투표제, 대기업 가입 '미미'
소액주주 위한 전자투표제, 대기업 가입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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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롯데그룹 이용 '全無'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국내 대기업의 전자투표제 이용률이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그룹과 LG그룹, 롯데그룹의 상장사 중 전자투표제를 이용하는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투표제는 지난 2010년 정족수 미달에 따른 주주총회 무산을 막고,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정부가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의 경우 섀도우보팅을 3년간 유예시켜주겠다고 밝힌 뒤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증가 추세다.

29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말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자투표 계약사는 총 153개사, 코스닥은 303개사로 총 456개사가 전자투표제에 가입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가입 기업들이 늘었지만, 여전히 총수일가 대기업 그룹의 이용도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중에서는 한솔그룹이 4곳으로 가장 많이 전자투표제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솔그룹의 경우 전체 12개 상장사 중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솔홀딩스, 한솔PNS, 한솔테크닉스가, 코스닥상장사로는 한솔신텍으로 총 4곳이 가입했다.

한화그룹도 상장사 7곳 중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투자증권 3곳이 가입하면서 절반 가까이 전자투표제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그룹에선 유가증권 상장사인 현대상선, 현대증권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으로는 유가증권 상장사인 현대비앤지스틸과 코스닥 상장사인 현대아이비티 2곳으로 집계됐다.

두산그룹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SK그룹에서도 SK증권이, 포스코그룹에서는 포스코ICT가 각각 유일하게 가입하면서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GS그룹에서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지에스글로벌만 전자투표제 가입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삼성그룹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많은 18개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전자투표제 가입실적은 0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집중투표제와 서면투표제를 도입한 상장사도 한 곳도 없었다.

LG그룹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는 12곳으로 집계됐지만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상장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과 마찬가지로 집중투표제와 서면투표제의 이용도 0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호텔롯데 상장 의사를 밝힌 롯데그룹도 상장사 수는 8곳이지만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아예 없었다. 서면투표제와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상장사도 없다. 향후 호텔롯데가 상장한 후 주주들의 의결권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자투표제 이용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중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회사수는 0개였지만, 지난 4월말 기준으로 27개사로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수치로만 본다면 소수주주권 행사를 위한 기반이 점차 마련돼 가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소수 주주 권한 행사를 원활하게 하고자 전자투표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대기업들은 도입한 곳이 거의 없었다"며 "전체 대기업 집단 239개사 중 27개사만 가입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미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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