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품은' 미래에셋, 압도적 1위 증권사로 재탄생
'대우 품은' 미래에셋, 압도적 1위 증권사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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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자산규모, NH투자證의 '2배'…"아시아 대표 IB로 성장"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2020년까지 자기자본 10조원, 세전이익 1조원, 세전 ROE 10%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4일 산업은행은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을 완료하면 업계 1위(자기자본 기준)의 초대형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대우증권의 자산(4조원)과 합칠 경우 7조원을 상회한다. 업계 1위 NH투자증권의 자산규모(4조4000억원)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박현주의 '승부수'…KB·한국투자證 따돌려

▲ 사진=서울파이낸스DB

미래에셋증권은 본계약 체결 및 대우증권 인수 합병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인수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와 산은자산운용 100%다.

이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대우증권의 장점을 결합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투자은행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M&A(인수합병)는 박현주 회장의 전략가이자 승부사 기질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지난 21일 최종 입찰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가장 높은 가격인 2조4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의 고배를 마셨던 KB금융지주와 적극적으로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 한국투자증권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보단 한국투자증권이 유력한 것으로 소문이 돌았고 미래에셋은 손을 아예 뗐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막판 높은 가격을 베팅하려는 미래에셋의 연막작전식 전략이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로써 그간 유력후보로 꼽혀온 KB금융은 舊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이어 또 한번 증권사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으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던 한국투자증권도 이날 "자체 체력을 증강시켜 2020년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와 비전에는 변함이 없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대우증권 노조 반발…'화학적 결합' 과제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승기를 거머쥐긴 했지만, 그간 대우증권 노조가 대형증권사와의 결합을 반대해왔던 만큼 화학적 결합에는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노조 측의 반발 기류를 감지하고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이날 대우증권 노조는 기관투자자 및 소액주주 등과 연대해 합병반대 입장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1월 4일~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금협상 결렬을 근거로 총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위임 등 반대투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금융위에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및 재무비율 등 여러 문제점을 적극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노조가 시종일관 강경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인수 과정에서의 잡음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사인 NH투자증권 역시 우리투자증권 합병 이후 1년이 지나서야 임금 및 인사제도 통합이 진행됐다. 또 이 과정에서 통합법인의 효율성을 위해 600여명 가량의 인원을 줄인 바 있다.

현재 대우증권의 전국 지점 102곳과 미래에셋증권의 전국 지점 76곳 중에서 53곳 이상이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가 총 77명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증권의 리서치 조직(27명)과의 결합에서 인원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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