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은행원, 心身이 피곤하다
<초점>은행원, 心身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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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다발 조사에 '악의 축' 여론까지 '설상가상'

"하소연 할 처지도 아니고...영업행태 변화 계기 됐으면"

은행이 부동산 값 폭등의 주범인양 비쳐지면서 은행원들은 요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악의 축'이라는 극단적 비난여론으로 심기는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그렇다고 몸이 편한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고 한다.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재정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등 금융당국의 동시다발적인 검사 또는 조사가 몰아닥치면서 이를 준비하랴, 일일이 대응하랴 이래저래 은행원들은 피곤하다. 야근이 다반사이고, 잠 못 이루는 밤도 잦다고 한다.
성급한 은행원들은 "우리가 뭘 잘 못했느냐"고 하소연하지만, 늘 목소리는 입안에서만 맴돌뿐이다.이미 '공공의 적'이 되다 시피한 분위기에서 섣부른 불만표시가 득이 될거라고 믿지 않기 때문에서이다. 
 
금감원은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국민.우리.하나은행 등 7개 은행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실태를 현장 점검에 나섰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관계장관 대책회의에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한 직후다. 
금감원의 조사 초점은 대출 신청자들의 채무상환능력 감안 여부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의 적정성, LTV 부당 광고 여부 등.

다른 한편에서는 금감원과 한은이 공동으로 시중은행의 외화대출 실태를 검사 중이다. 올 들어 엔화 대출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고객들의 환차손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이는 명분일뿐, 실제로는 의사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외화대출을 받아 해외부동산을 매임하는데 자금을 전용하지 않았는지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모든 게 정기검사가 아닌, 갑작스런 계획에서 이뤄지는 목적이 분명한 조사이다 보니 이를 받아들이는 쪽은 더 피곤 할 수밖에 없다.
정기검사는 늘 받아 온 것이기에 예상이 가능하다. 무슨 무슨 항목이 필요하고 조사 스케줄도 예측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검사는 그렇지 못하다 보니 더 힘들다. 
 
뿐만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최근 시중은행들을 상대로 근저당 설정비, 인지대 등 주택담보 대출시 수반되는 각종 비용 부담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였다. 역시 부동산 문제와 연관 돼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9월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은행이 담보 대출을 하면서 근저당 정 비용을 고객에게 부담토록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공정위에 표준약관을 개정토록 제도 개선을 권고한 데 따른 것. 공정위는 실태 조사와 은행권의 입장 수렴후 내년 초 표준약관 개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고충처리위원회의 권고안에 불만을 갖고 있는 터라 어떻게든 은행의 입장을 잘 이해시켜 권고안이 철회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또한 대충대충 대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처럼 요즘 은행원들의 스트레스는 웬만한 대기업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고 한다. '부동산 광풍'이 애매한 은행원들까지 힘겹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은행들의 지나친 부동산담보대출 경쟁이 현재의 부동산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은행원들도 자성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번 일로 무분별한 영업행태에 제동이 걸리는 계기가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기대감도 곳곳에서 표출된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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